어제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정·관계 로비 의혹이 일었던 라임·옵티머스 펀드 관련 사건을 변호사 시절 수임한 것에 대해 “라임이나 옵티머스를 운영하는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변론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법무부 차관 시절 라임 사건 관련 수사 내용에 대해서도 보고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요 수사 정보를 보고받는 법무부 차관 재직 시 수사가 진행된 사건을 퇴임 후 수임한 것이 부적절할 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이다. 그가 문제가 된 펀드의 운영자들이 아닌 펀드 판매사 및 그 관계자들을 변호한 것은 맞다. 차관 재직 시 라임 사건을 보고받았는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명백한 위법 여부를 떠나 차관 재직 중 큰 논란이 된 금융사기 사건을 퇴임 직후 수임했고, 이제 다시 검찰 수뇌가 되려고 하는 점이다. ‘전관 예우’도 모자라 ‘후관 예우’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판이다. 이해충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공직자나 법조인으로서 윤리의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법무법인에서 받은 월 2000만원대 보수도 국민 눈높이와는 너무 거리가 멀다.

게다가 그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낼 검찰총장이 될 것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현 정부의 ‘검찰 개혁’은 정권 수사를 막는 검찰 해체 내지는 수사권 박탈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검찰 내 반발이 큰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어제 “70년 만의 개혁으로 이제 검찰 편의주의에서 인권 중심, 국민 중심으로 가게 됐다”고 했다. 그는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를 최종 승인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 그런 그가 과연 공정하게 검찰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 후보자는 감사원 감사위원 후보로 두 번이나 추천됐고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뜻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권이 선호하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그는 청문회에서 “사건도 가리려 했고 보수도 적게 받으려고 했다. 법도 지키려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국민의 눈에는 사건을 골랐고 보수는 너무 많은 데다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간 듯 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