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의 '이대남·이대녀' 과몰입으로 억지혐오가 힘 얻어"
180개 여성단체 "차별금지법 조속히 제정하라"…국회앞 기자회견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민우회 등 180개 여성·시민사회단체는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10만행동(국민동의청원)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조속히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발의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회는 법 제정을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가 '나 몰라라' 하는 사이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 유니브페미의 윤김진서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이후로 거대 양당이 이대남(20대 남성)·이대녀(20대 여성) 같은 '괴랄한'(괴상하고 악랄한) 구조에 과몰입하면서 억지 차별, 억지 혐오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엉터리 구도에 젊은 여성이 실제로 마주하는 차별은 없는 것처럼 뭉개지고 '페미냐 아니냐'하는 어이없는 공격만 받고 있다"면서 "차별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러한 차별에 대한 오독은 타개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김 대표는 "이제는 정말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는 최근의 '남혐 손모양' 포스터 논란을 언급하며 "(페미니즘) 백래시 공격이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진화한 것은 그들의 억지 요구를 제재하는 법·제도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혐오 콘텐츠를 보고 자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이를 재생산하는 어른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 인식 개선을 위해 차별금지법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모성'과 '모성애'라는 이름 아래 많은 여성이 희생과 헌신을 강요받았고, 정치경제적 주체로서 자립할 기회를 박탈당했으며, 아줌마와 '맘충'이라 불리는 혐오와 비하의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김 활동가는 "이제 모성은 생식적 어머니와 분리해 돌봄과 살림을 수행하는 모든 주체의 역할을 가리키는 개념이 되어야 하고, 우리 사회는 집단 모성·사회적 모성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엄마가 차별받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을 포함한 여성단체들은 "10만 행동으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면서 "여성들이 요구한다.

성평등을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으로…(이뤄내자)"고 촉구했다.

여성단체와 학생, 성소수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24일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10만 행동'이라는 이름으로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했다.

180개 여성단체 "차별금지법 조속히 제정하라"…국회앞 기자회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