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 공장 유치 위해 팔 걷었다…포항, 배터리 도시 도약 '승부수'

포스코케미칼, 생산 확대 위해
광양공장 확장, 추가부지도 물색

市 "본사있는 포항에 투자해야"
배터리특구, 2년 연속 최고 등급

배터리(2차전지) 소재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가 포스코케미칼의 투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생산공장을 포항지역에 유치해 배터리 소재 부문의 핵심 생산기지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4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4만t에서 40만t, 음극재는 4만4000t에서 26만t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공장 부지 물색에 나섰다. 이를 기반으로 2차전지 소재산업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리고, 연 매출 23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월 전남 광양율촌산업단지에서 양극재 광양공장 4단계 확장 건설 공사에 들어갔다. 2022년까지 2758억원을 투자해 광양공장 양극재 생산능력을 3만t 늘린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생산능력이 총 10만t으로 확대된다.

포항시는 양극재 생산공장 추가 증설 부지를 포항에 유치하기 위해 업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본사가 있는 포항에 투자해야 한다”며 포스코 본사와 포스코케미칼을 찾는 등 공격적인 투자 유치전에 나선 것이다. 시는 포항 배터리 규제자유특구가 중소벤처기업부의 2020년 규제자유특구 운영 성과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특구로 선정됐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은 건 포항이 유일하다.

2019년 7월 배터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영일만과 블루밸리 국가산단 일대에선 GS건설의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과 에코프로 6개 자회사의 양극재 공장 등 총 2조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블루밸리산단에 25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올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투자액의 2~3%를 투자 촉진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취득세와 재산세를 75% 감면하는 인센티브 지원도 약속했다. 시는 이와 함께 블루밸리산단에 557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 구축에 나섰다. 중장기적으로 2조원을 들여 전극봉 및 음극재 등의 탄소 핵심 소재를 국산화하는 탄소산업 클러스터도 조성할 계획이다.

김종식 포항시 일자리경제실장은 “포항은 철강 경기 침체와 2017년 규모 5.4의 지진 여파로 전례 없는 불황에 휩싸였지만 배터리 특구 조성으로 새 희망을 찾고 있다”며 “포스코케미칼이 포항을 세계적인 배터리 특구로 거듭나도록 추가 투자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포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코케미칼이 포항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바로 ‘위드 포스코’란 포스코 이념을 실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사진)은 “2차전지 소재 상용화, 배터리 자원순환 등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해 포항을 ‘K배터리 특구’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