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 "미국 기업들이 자국 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먼저 가서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에 출연,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우리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와 관련해 "삼성을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 가만히 있다간 시장을 뺏길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장관은 "미국이 코로나와 같은 경제적 큰 충격이 있을 때를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려고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가 유례없이 큰 지원을 할 테니 중요한 공급망 인프라를 갖춰나가자고 민간에 제안했고, 이에 미국 기업들이 우리 기업을 적절한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해 우리 기업들이 먼저 시장을 선점하지 않으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시장을 뺏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TSMC가 미국에 6개 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하고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 회사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줄 파트너를 물색하는 등 미국 내 공급망 확보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이 기업들의 대미투자 적기란 설명이다.
문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고맙다'고 말하는 장면을 통해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 안정적으로 지원받으면서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경제적 성과로는 '공급망 파트너십'을 꼽았다.
문 장관은 "한국과 미국이 서로 대등한 파트너십을 다양한 주제에 걸쳐 만들어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사태에도 한 번도 락다운을 하지 않고 공장이 선 적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라며 "그런 강점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배터리, 백신 등 생산 능력이 우수하다고 미국이 평가하고 파트너로서 초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6G, 인공지능, 원전 공동수출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양국이 파트너십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틀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전 분야 협력과 관련, 국내 탈(脫)원전 정책과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오해'라고 일축했다.
문 장관은 "원전을 전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짓고 있는 것을 포함해 총 26기까지 일단 늘어나고 (각 원전은) 60년 이상 가동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가진 원전 기술이 다른 나라에서는 수요가 많을 수 있어 미국과 손잡고 원전 수용성이 높은 지역에 수출하려는 것"이라며 "국내 원전 산업에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