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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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업체 한섬은 올해 1~4월 해외 홀세일(wholesale·도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해 12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한섬이 수출 판매 계약을 맺은 업체 수는 2019년 42곳에서 올해 60곳으로 늘었다.

업체 측은 해외 바이어와의 상담 및 계약 방식을 온라인으로 발 빠르게 전환한 것이 매출 호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섬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해외 바이어를 위한 별도의 웹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했다. 과거 글로벌 패션위크 기간 해외 바이어들이 오프라인 쇼룸을 방문해 진행하던 일대일 대면 계약이 어려워지자 비대면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웹페이지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AR 가상 쇼룸'도 마련해 해외 바이어가 신규 컬렉션을 360도 회전하며 상세히 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오더 키트(Kit)'를 제작해 전세계 20여 개국 바이어에게 우편으로 사전 발송하기도 했다. 이 키트에는 신규 컬렉션의 소재나 콘셉트 등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첨부했다.

현지화 전략도 해외 실적 증가에 한몫했다. 한섬은 매 시즌 판매 데이터와 현지 바이어들의 의견을 수렴해 '베스트셀링 아이템'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했는데, 이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2019년 파리 패션위크 참가 이후 시스템·시스템옴므의 트렌치코트, 니트웨어, 팬츠 등 제품의 재생산(리오더)이 늘자 한섬은 관련 상품군의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그 결과 시스템·시스템옴므의 매 시즌 계약 물량이 30% 이상 증가했다.

한섬 관계자는 "기존 업체뿐 아니라 신규 업체의 계약 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글로벌 사업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