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곳 중 64곳만 응모…"尹 신당서 도전하려는 사람 많아"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대거 미달…'尹 눈치보기' 여파?
국민의당이 전국 253개 국회의원 지역구에서 지역위원장을 공모했으나 지원자가 1명도 없는 곳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64개 지역에 72명이 지원했다.

국회의원 3명을 포함하면 75명"이라며 "과반은 서울·경기 지역"이라고 밝혔다.

지원자를 모두 선발하더라도 253개 지역 가운데 189곳(75%)을 계속 비워놓아야 하는 실정인 셈이다.

이 사무총장은 "(전원이 비례대표인) 현역 의원 3명은 특별히 지역구를 정하지 않고, 당에서 필요한 지역을 맡아달라고 부탁하려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그동안 7개 시도당위원회만 운영해오던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의 합당 논의가 표류하자 지난 13∼21일 자체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섰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합당 후 지분 요구를 위한 '알박기' 의혹을 제기했으나, 국민의당 측은 "지극히 정상적인 정당 활동"이라 일축하며 공모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미달 사태의 원인은 복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야권 통합이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만큼 지원자들이 당장 지역위원장으로 선출되더라도 내년 지방선거까지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야권 통합이 성사되면 기존 국민의힘 당협위원장과 자리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를 염두에 둔 당원들이 응모를 주저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대거 미달…'尹 눈치보기' 여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잠행이 기약 없이 길어지는 상황도 한몫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유력 주자로 떠오른 윤 전 총장의 정치 활동에 기대를 건 '눈치 보기'가 국민의당 내에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아닌 제3지대에서 안철수 대표와 맞붙을 경우 판세를 가늠해보고 윤 전 총장 쪽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존재한다는 관측인 셈이다.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중심의 새 야당이 생기면, 거기서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이 아주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현역 의원 102석의 국민의힘이 226개 당협위원회에 위원장을 둔 것과 비교하면 3석에 불과한 국민의당이 70명 이상의 지원을 받은 것이 '선방'이라는 평가도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2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지역위원장 심사 기준과 일정을 정한다.

추가 공모 여부는 미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