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율 깬 소속 선수 보복구 맞자 '문제없다'…선수들은 반발
'불문율이 뭐길래'…화이트삭스 선수들, 라루사 감독에 '항명'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극심한 내홍을 앓고 있다.

미국의 대중지 뉴욕포스트는 20일(한국시간)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토니 라루사 감독을 향해 항명에 가까운 반발 움직임을 보인다고 전했다.

라루사 감독은 불문율을 어겼다는 이유로 팀 내 포수 예르민 메르세데스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지난 18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팀이 15-4로 크게 앞선 9회초, 메르세데스는 볼 카운트 3볼에서 4구째를 때려 담장을 넘겼다.

메이저리그는 큰 점수 차이가 났을 때 3볼 타격을 금기시한다.

메르세데스는 다음 날 곧바로 보복구를 맞았다.

메르세데스를 호되게 꾸짖었던 라루사 감독이 미네소타의 보복구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취하자 선수들의 반발심이 커졌다.

투수 랜스 린은 최근 인터뷰에서 불문율은 이제 사라지는 추세라며 여전히 불문율을 신봉하는 라루사 감독에게 대립각을 세웠다.

팀 내 스타 플레이어인 팀 앤더슨도 라루사 감독에게 등을 돌렸다.

앤더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여러 차례 메르세데스에게 지지 의사를 표현했다.

메르세데스는 감독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이에 맞장구를 친다.

앤더슨은 메르세데스에게 "보지도 듣지도 말고 계속해"라고 격려했다.

올해 화이트삭스 지휘봉을 잡은 라루사 감독은 메이저리그 최고령 감독이다.

명예의 전당 회원이자 월드시리즈 3차례 우승과 '올해의 감독' 4차례 수상에 빛나는 '명장'이지만 선임 당시에도 현대 야구와는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뉴욕포스트는 "라루사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그를 지지해주길 희망하지만, 그가 틀렸다"며 "라루사 감독은 리더십을 잃기 직전"이라고 전했다.

팀 내 어수선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화이트삭스는 26승 16패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더불어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