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롤모델도 루스벨트…첫 정상회담 앞서 교감 쌓기
'불평등 해소' 한국판 뉴딜 각오 다지기
문대통령, '존경하는 인물' 루스벨트 기념관 찾아
공동취재단·임형섭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자리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찾았다.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한 직후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대공황의 극심한 고통을 앓던 1933년 취임해 '뉴딜정책'을 기치로 내걸고 정부의 과감한 지출 확대와 복지 확충 정책을 폈다.

2차 대전 중엔 다자주의 국제협력 체계의 대명사인 유엔을 구상했다.

미국의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평소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왔다.

대선 국면이던 2017년 1월 방송 인터뷰에서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세계 대공황 시기에 극심했던 미국의 경제적 불평등·불공정을 뉴딜정책으로 해결하고 미국 자본주의 경제의 황금기를 열었다"며 "저도 경제 불공정·불평등을 해결하고 우리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위해 한국판 뉴딜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뉴딜정책에 적잖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회복·포용·도약'이라는 3대 국정운영 비전이 약 90년 전 프랭클린 전 대통령이 대공황 타개를 위해 내건 뉴딜정책의 회복(Recovery)·구호(Relief)·개혁(Reform) '3R'이라는 슬로건과 묘하게 겹친 점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또 완전한 경제 회복의 종착점으로 '코로나 격차·불평등 해소'를 삼고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루스벨트 기념관 방문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21일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공감대를 쌓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인종차별 항의 시위와 같은 사회적 갈등 속에서 올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이 위기 극복의 해법을 루스벨트 전 대통령 등 역사에 찾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공황과 2차 대전을 헤쳐온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본받겠다는 생각을 종종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집무실 벽난로의 중앙에 배치된 초상화도 루스벨트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루스벨트 전 대통령 등 공통분모를 실마리로 이번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코로나 백신 문제, 반도체·배터리 협력 등의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대통령, '존경하는 인물' 루스벨트 기념관 찾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