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처분신청 결정 늦어져 두달째 직무대행 체제…인사·재정 등 혼선
총장 직무대행 "성장통 극복하고 발전하겠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총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학교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스트 총장 공백 장기화에 학교 운영 차질 우려(종합)
20일 지스트에 따르면 김기선 총장이 홍보실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총장직 사퇴 의사를 이사회가 지난 3월 30일 수용한 후 총장 직무대행 체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김 총장이 지난 4월 5일 법원에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후 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김 총장은 자신이 홍보실을 통해 명확히 사퇴 의사를 밝힌 적이 없고, 이사회에서도 이러한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총장직 배제로 인해 학교 운영과 공익에 해가 된다"며 이사회 사의 수용 결정에 불복했다.

지스트 측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이 이른 시일 내에 나올 것이란 예상과 달리 미뤄지면서 학교 운영에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지스트 관계자는 "통상 인사와 관련된 가처분신청에 대한 결정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늦어지고 있다"며 "총장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인사, 재정, 중기 대학발전 계획 등 주요한 의제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 학내에서 다양한 논란이 예상되고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도 당분간은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 김 총장의 직위가 유지되면서 노조 등의 반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학교 측은 총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총장 후보를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는 과학기술정통부 승인을 얻어 후임 총장을 임명하게 된다.

지스트 관계자는 "후임 총장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학교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됐다는 사실이 일부 드러났기 때문에 또 한차례 논란을 겪을 수 있다"며 "하여튼 학교가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스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학생 선발 및 우수 교원 초빙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MIT와의 공동연구 프로젝트도 최근 예산을 확정하며 순조롭게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인수 총장직무대행은 "학교 구성원들과 현안을 공유하고 의견 논의 등 활발히 소통하며 기관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스트가 작금의 성장통을 잘 극복하고 한층 더 도약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앞서 지스트 노조는 "김기선 총장이 지난 2년간 급여 4억여원 외에 3억원 이상의 연구수당과 성과급을 챙겼다"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김 총장에 대한 중간 평가를 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평점 35.20점을 받았다며 총장 사퇴를 주장했다.

이에 지스트는 보도자료를 내고 "총장과 부총장단이 최근 논란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고, 이사회는 김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으나, 김 총장이 이사회 결정에 불복하는 등 학교가 혼란을 겪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