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여제' 나아름, 레전드 조호성과 도쿄올림픽 특별 훈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남자대표팀서 조호성 지도받아…"사이클이 더 재밌어졌다"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다 보니 사이클이 더 재밌어졌어요.
"
사이클 국가대표 나아름(31·삼양사)의 열정은 갈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다.
나아름에게 도쿄올림픽은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개인도로 13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개인도로 30위에 올랐다.
18일 강원도 양양군 양양종합스포츠타운 사이클경기장에서 훈련 중인 나아름은 "런던에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달렸고, 리우에서는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달렸다"고 돌아봤다.
나아름은 마지막일 수도 있는 도쿄올림픽을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준비하고 있다.
남자 선수들과 남자 대표팀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하는 것이다.
나아름은 올해 1월부터 남자 중장거리 대표팀에 속해 훈련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럽 전지 훈련이 무산되면서 마련한 고육지책이다.
남자 대표팀은 한국 사이클의 '전설' 조호성(47) 감독이 지도한다.
조 감독은 동시에 나아름의 '도쿄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는 특별 전담 지도자로 나서고 있다.
조 감독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0㎞ 포인트레이스에서 4위를 차지, 한국 사이클 역대 최고 올림픽 성적을 남겼다.
1999년 세계선수권 한국 최초 동메달, 2000년 국제사이클연맹(UCI) 포인트레이스 랭킹 1위, 아시안게임 금메달 5개 등 업적을 남긴 사이클 영웅이다.
성별은 다르지만, 나아름을 조호성을 이어 한국 사이클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선수다.
나아름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최다 타이인 4관왕에 올랐고, 2019년에는 이탈리아 알레-치폴리니에 입단해 유럽 프로 투어 무대를 밟은 개척자다.
나아름은 조 감독의 지도를 받는 게 행운이라고 했다.
그는 "감독님은 '해본 사람'이다.
내가 해보지 않은 것을 알고 계신다"라며 "어느 수준이 돼야 유럽이나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지를 말씀해주신다.
배울 점이 참 많다"고 고마워했다.
조 감독은 나아름에 대해 '욕심이 많이 나는 선수'라고 했다.
조 감독은 "훈련 프로그램을 스펀지처럼 잘 빨아들인다.
훈련 태도도 좋다.
가장 먼저 나오고 가장 늦게 들어간다"라며 "정상에 서는 선수든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지도자로서 한 번은 맡아서 가르치고 싶은 선수였는데, 같이 훈련하며 서로 배우는 게 있다"며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은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사실 조 감독이 여자 제자를 가르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감독은 "여자 선수는 처음 맡아서 조심스럽다.
올림픽에서는 심리적 안정도 중요한데, 심리 상태가 남자 선수들과는 달라서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름은 "감독님이 정말 잘해주신다.
감독님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감독님께 보답할 길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니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전설이 된 감독과 전설의 길을 가고 있는 선수이기에, 서로 통하는 부분도 많다.
조 감독은 "저도 올림픽에 세 번 나갔는데, 동질감을 느끼는 부분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름은 "저와 감독님은 '될 때까지' 하는 성향이 비슷하다"며 "제가 남자로 태어났어야 했나 보다"라며 웃었다.
함께 훈련하는 임재연(30), 신동인(27), 민경호(25), 황범연(23), 박영균(20), 장훈(21) 등 동생들은 나아름을 누나라고 봐주지 않는다.
나아름은 "남녀 힘의 차이가 확실히 있는데, '쟤네가 하는데 내가 왜 못해'라는 마음이 생기더라"라며 "'안 되더라도 해 봐야지', '더 노력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마음 자체가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남자 선수들과 훈련하니 제가 넘을 수 없는 것들을 넘고 있더라"라며 "서른을 넘기고도 내가 늘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고 했다.
2019년 유럽 투어에서 겪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누나라고, 여자라고 봐주는 것도 없다.
애들이 저를 팀에서 제일 못하는 남동생처럼 생각한다"며 웃었다.
조 감독은 "남자팀이 10을 하고 있다고 하면, 나아름이 7 정도는 쫓아오는 것 같다"며 "5개월 정도 같이 하고 있는데, 이제는 '특별 케이스'가 아닌 팀의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뿌듯해했다.
나아름과 조 감독은 도쿄올림픽에 임하는 각오도 똑같다.
나아름은 "진짜 죽을 만큼 힘들게, 최선을 다해서 모든 것을 쏟아붓고 오겠다"라며 "도쿄올림픽 이후 나아름은 없습니다"라고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조 감독은 이런 나아름을 보며 "할 수 있는 만큼, 후회 없이 하고 오라"라고 격려했다.
/연합뉴스

"
사이클 국가대표 나아름(31·삼양사)의 열정은 갈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다.
나아름에게 도쿄올림픽은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개인도로 13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개인도로 30위에 올랐다.
18일 강원도 양양군 양양종합스포츠타운 사이클경기장에서 훈련 중인 나아름은 "런던에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달렸고, 리우에서는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달렸다"고 돌아봤다.
나아름은 마지막일 수도 있는 도쿄올림픽을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준비하고 있다.
남자 선수들과 남자 대표팀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하는 것이다.
나아름은 올해 1월부터 남자 중장거리 대표팀에 속해 훈련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럽 전지 훈련이 무산되면서 마련한 고육지책이다.
남자 대표팀은 한국 사이클의 '전설' 조호성(47) 감독이 지도한다.
조 감독은 동시에 나아름의 '도쿄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는 특별 전담 지도자로 나서고 있다.
조 감독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0㎞ 포인트레이스에서 4위를 차지, 한국 사이클 역대 최고 올림픽 성적을 남겼다.
1999년 세계선수권 한국 최초 동메달, 2000년 국제사이클연맹(UCI) 포인트레이스 랭킹 1위, 아시안게임 금메달 5개 등 업적을 남긴 사이클 영웅이다.

나아름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최다 타이인 4관왕에 올랐고, 2019년에는 이탈리아 알레-치폴리니에 입단해 유럽 프로 투어 무대를 밟은 개척자다.
나아름은 조 감독의 지도를 받는 게 행운이라고 했다.
그는 "감독님은 '해본 사람'이다.
내가 해보지 않은 것을 알고 계신다"라며 "어느 수준이 돼야 유럽이나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지를 말씀해주신다.
배울 점이 참 많다"고 고마워했다.
조 감독은 나아름에 대해 '욕심이 많이 나는 선수'라고 했다.
조 감독은 "훈련 프로그램을 스펀지처럼 잘 빨아들인다.
훈련 태도도 좋다.
가장 먼저 나오고 가장 늦게 들어간다"라며 "정상에 서는 선수든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지도자로서 한 번은 맡아서 가르치고 싶은 선수였는데, 같이 훈련하며 서로 배우는 게 있다"며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은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사실 조 감독이 여자 제자를 가르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감독은 "여자 선수는 처음 맡아서 조심스럽다.
올림픽에서는 심리적 안정도 중요한데, 심리 상태가 남자 선수들과는 달라서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름은 "감독님이 정말 잘해주신다.
감독님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감독님께 보답할 길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니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저도 올림픽에 세 번 나갔는데, 동질감을 느끼는 부분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름은 "저와 감독님은 '될 때까지' 하는 성향이 비슷하다"며 "제가 남자로 태어났어야 했나 보다"라며 웃었다.
함께 훈련하는 임재연(30), 신동인(27), 민경호(25), 황범연(23), 박영균(20), 장훈(21) 등 동생들은 나아름을 누나라고 봐주지 않는다.
나아름은 "남녀 힘의 차이가 확실히 있는데, '쟤네가 하는데 내가 왜 못해'라는 마음이 생기더라"라며 "'안 되더라도 해 봐야지', '더 노력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마음 자체가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남자 선수들과 훈련하니 제가 넘을 수 없는 것들을 넘고 있더라"라며 "서른을 넘기고도 내가 늘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고 했다.
2019년 유럽 투어에서 겪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누나라고, 여자라고 봐주는 것도 없다.
애들이 저를 팀에서 제일 못하는 남동생처럼 생각한다"며 웃었다.
조 감독은 "남자팀이 10을 하고 있다고 하면, 나아름이 7 정도는 쫓아오는 것 같다"며 "5개월 정도 같이 하고 있는데, 이제는 '특별 케이스'가 아닌 팀의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뿌듯해했다.
나아름과 조 감독은 도쿄올림픽에 임하는 각오도 똑같다.
나아름은 "진짜 죽을 만큼 힘들게, 최선을 다해서 모든 것을 쏟아붓고 오겠다"라며 "도쿄올림픽 이후 나아름은 없습니다"라고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조 감독은 이런 나아름을 보며 "할 수 있는 만큼, 후회 없이 하고 오라"라고 격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