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소수자 혐오발언' 김성태 소송 기각…실망"
군인권센터는 20일 '소수자 혐오 발언'을 한 김성태 전 의원을 상대로 임태훈 센터 소장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기각한 법원의 판결을 규탄했다.

센터는 이날 "법원은 지난 14일 임 소장이 김 전 의원을 상대로 제소한 명예훼손·모욕행위 손해배상 사건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며 "혐오 표현에 대처하는 법원의 실망스러운 판결을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임 소장은 2018년 10월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상대로 5천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김 전 의원은 2018년 7월 31일 자유한국당 원내 대책회의에서 임 소장을 거론하며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자가 군 개혁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구속됐던 전력이 있는 자"라고 말했다.

또 회의 뒤 국회 본관 복도에서 기자로부터 '임 소장은 성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는 질문을 받자, 김 전 의원은 그때와 지금 사정이 달라진 것이라며 "화면에 비친 화장 많이 한 그 모습 또 그런 전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2단독 황순교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김 전 의원 발언과 관련해 "원고(임 소장)에 관한 인신공격적 성격을 내포한다고 보일 수 있어 부적절한 표현"이라면서도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공론의 장에 나선 공적 인물로서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며 "피고가 부적절하거나 부당한 표현에 대해선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별론으로 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져야 할 것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센터는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빌미삼아 소수자 혐오 발언을 일삼는 행태를 의정활동으로 해석해주고 피해자가 공적 인물이면 혐오 발언을 들어도 자력구제해야 한다는 재판부 판결은 혐오 표현 확산에 부채질한 격"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