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는 17일 "국가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전북대에서 열린 이세종 열사 추모식에 참석해 "(5·18 민주화운동은)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80년 5월 소년 노동자로 공장에서 일하면서 제가 들은 이야기는 '북한군과 폭도가 폭동을 일으켰다'는 것이었다"면서 "모든 언론이 그랬고, 주변에서 듣는 모든 이야기가 그랬기 때문에 저도 동조해서 제 입으로 그들을 비난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대학에 간 이후 광주의 참혹한 실상을 알게 됐고, 제 입으로 그 억울한 사람들을 가해한 것에 대해 수치스럽고 모멸감을 느꼈다"며 "그 이후 모두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세상에서 각자 역량을 펼치며 사는 정상적 세상을 만드는 게 꿈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국가폭력은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재발하지 않는다"면서 "나치 부역자에 대해 전 세계를 추적해 처벌하는 것처럼 공소시효를 배제하고 100년이 지나도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 지사는 행사 내내 '5.18 민주화운동'이라고 쓰인 마스크와 배지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추모식에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학생들도 참석해 열사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이 열사는 1980년 5월 17일 전북대에서 계엄군을 상대로 농성하다가 이튿날 새벽 1시께 학생회관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인을 '단순 추락사'로 발표했으나 시신 여러 군데서 피멍이 발견돼 계엄군에 의한 집단 폭행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이 열사는 민주화 항쟁 첫 희생자로 인정받아 국립 5·18 민주묘지에 안장됐다.

전북대와 5.18 구속부상자회 등은 학생회관 인근에 추모비를 세우고 매년 5월 17일에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열사의 추모비에는 '다시 살아서 하늘을 보고 싶다'는 비문이 적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