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가 이런 코인 사면 큰일난다…알트코인 옥석 가리는 법 [한경 코알라]
5월18일 한국경제신문의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코알라'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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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중들에게 알트코인의 옥석 가리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잡코인이라 불리는 알트코인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가상자산의 가치를 올릴 의도가 전혀 없이 처음부터 사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코인이다. 스캠코인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것들은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고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자세히 읽어보면 이상한 부분이 많다.

둘째, 처음에는 프로젝트가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프로젝트 관계자들의 역량이 미흡해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셋째, 프로젝트의 지향점도 바람직하고 관계자 역량도 우수하지만 유사 프로젝트 또는 기존 제도권과의 경쟁에서 뒤처져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좋은 의도, 뛰어난 인력, 적절한 아이템 선택까지 삼박자가 모두 들어맞았을 때다. 이럴 때는 백서 내용을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실행한다면 관련 자산 가치 상승으로 연결된다.

업계 관계자로서 일반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로 100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1%의 확률에 도전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가상자산 시장은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정보 불균형이 심한 레몬마켓이다. 그렇다면 똑똑한 알트코인 투자 방법은 무엇일까?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깜깜이 코인은 피해야 한다. 우선 백서부터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백서는 기업의 공시자료처럼 해당 가상자산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인 만큼 어떤 기술이 들어있는지, 누가 어떤 목적에서 개발했는지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워낙 사기 코인이 많다 보니 알트코인 개발자 사진에 본인이 아닌 가짜 사진을 붙여 놓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드러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암호화폐 총 발행량과 관련 전략이 공개됐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암호화폐 총 발행량, 특히 공급 증가율은 장기적인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2100만 개로 총 발행량이 제한돼 있다. 이 가운데 발행된 비트코인은 약 1800만 개 정도다. 4년마다 공급 증가량이 절반으로 감소하는데 이를 반감기라고 부른다. 반감기 다음해인 2013년과 2017년, 2021년에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해외 기관투자가가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공급은 줄어드니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비트코인 가격의 장기 우상향을 예측하는 근거다.

그러나 일부 알트코인은 해마다 10%씩 증가하거나 프로젝트 측에서 임의로 발행량을 조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알트코인은 앞으로 수요가 계속 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폭락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한편 주식 투자에서 대주주 지분율 등 기업의 지배구조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알트코인도 누가 얼마나 해당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소수가 독점하는 구조에서는 일단 알트코인을 상장시킨 후 이들이 물량을 풀어 이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상위 10명의 점유율이 고작 5%에 불과하다. 참고로 도지코인의 상위 10명 점유율은 47%에 달한다.

암호화폐 투자는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종목도 비교적 검증되고 기관투자자들도 들어와 있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전문적 지식이나 투자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이 이름 모를 잡코인에 그야말로 몰빵 투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정석문 이사는…

미국 뉴욕과 홍콩에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20년간 근무 후 현재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사업개발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중들에게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 '코빗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