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세, 진술 번복에…재판부 "신빙성 없다" 유죄 인정

혐의 부인 속 진술 계속 바꿔…청탁·횡령 모두 인정돼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라임 횡령·로비' 혐의를 심리한 1심 재판부는 이 대표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성보기 부장판사)는 13일 변호사법 위반과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대표의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자신의 행동과 맞지 않아 신빙성이 없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금융감독원의 라임 관련 조사를 무마시켜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해주겠다며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회장은 앞서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이 전 대표로부터 '청와대 수석을 만나기로 했는데 비용이 필요하니 5개를 달라'는 말을 들었다"며 "2019년 7월 서울 모 호텔 1층에서 이 대표를 만나 쇼핑백에 현금 5천만원을 담아 건넸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김 전 회장을 호텔에서 만나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검찰이 당시 호텔을 방문한 증거를 제시하자 '강 전 수석에게 청탁하기 위한 게 아닌 언론 무마·기자회견 개최 명목으로 1천만 원을 받았다'는 식으로 진술을 바꿨다.

재판부는 이 같은 상황을 근거로 "피고인의 진술은 번복됐지만, 김봉현의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이다"며 "청탁 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스타모빌리티 횡령' 혐의에 유죄가 선고된 데에도 이 대표의 흔들리는 진술이 영향을 미쳤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회장과 공모해 라임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 192억원을 회사 업무와 관계없는 향군 상조회 인수 대금으로 사용했다고 봤다.

이 대표는 자신이 '바지사장'이라 회사 업무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횡령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면서 이 대표의 진술 내용은 계속 바뀌었다.

당초 그는 '라임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의 용도가 한정된 것을 몰랐다'고 했다가 용도 한정은 알았지만, 이 자금이 다른 곳으로 송금된 것은 몰랐다'고 수정했다.

이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당시 송금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 증거와 증언들이 나오자 '송금 사실은 알았지만, 그 돈이 향군상조회 인수대금으로 쓰인 지는 몰랐다'는 식으로 다시 말을 바꿨다.

이에 재판부는 "김봉현은 피고인이 횡령 범행의 전모를 알고 있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지만, 피고인의 진술에는 일관성이 없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