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샵 아프리카] 생각보다 심한 코로나19 백신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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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한국대사관 직원·교민 '어부지리' 접종…"토속 미신 영향도"
아프리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하기가 금쪽같음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확보한 백신도 주민들의 안전성 불신 때문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대사관 직원과 일부 교민들이 어부지리로 접종을 받고 있다.
대륙 중부의 콩고민주공화국이 단적인 예다.
민주콩고는 170만 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들여와 지난 4월 19일부터 국민들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지만, 5월 1일까지 불과 3천 명 정도가 접종을 할 정도로 저조하다.
이에 따라 유통기한이 6월 말까지로 폐기 위기에 놓인 백신 130만 회분을 주변국에 재배분하기로 했다.
이번 주 치안이 불안한 동부 지역 2개 주에 계엄령을 선포한 민주콩고 정부는 냉장 시설 등 백신 배포능력이 없다고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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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갑자기 자국 주재 외국인들도 다 돈 내면 접종해준다고 해서 주민주콩고 한국대사관(대사 김기주) 직원들과 교민들도 줄줄이 맞고 있다.
임아연 참사관은 "대사관의 경우 현지 직원 빼고 거의 다 맞았다"라면서 "현지 직원들은 다 안 맞겠다고 해서 우리가 강요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백신 불신이 이토록 심한 이유와 관련, 콩고인들은 코로나19가 자신들에게 해당 사항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게다가 현지 지식인 계층은 유럽에서 AZ 백신의 혈전 논란이 있는 것을 보고 더더욱 안 맞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민주콩고의 이 같은 상황은 또 다른 전염병인 에볼라 사태와 이율배반적이다.
민주콩고에선 지난 3일 동부 지역에서 제 12차 에볼라 발병의 종식을 선포했는데 에볼라 백신 덕에 3개월 만에 조기 퇴치할 수 있었다.
그만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서아프리카 가나는 그나마 상황이 좀 더 낫다.
가나는 국제 백신 배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차로 AZ 백신 90만 도스(1회 접종분)를 인도에서 도입했다.
3월 중순부터 1차 접종에 들어가 이달 중순 2차 접종을 할 예정이나 인도가 자국 내 코로나19 폭증을 이유로 백신 수출을 중단하면서 이같은 계획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런 가운데 민주콩고에서 안 쓰는 백신을 35만 도스 지원해 2차 접종의 희망을 되살렸다.
외교관들도 접종이 허용돼 임정택 주가나 대사를 비롯해 한국인 직원들도 이미 1차 접종을 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대사관 현지 직원 일부는 '접종하면 바보 된다'는 토속 미신 때문에 맞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비해 교민 사회는 많이들 접종하고 싶어했다.
가나에선 60세 이상이나 공무 관련자 위주로 1차 접종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지난 4월 초 교민들이 많이 사는 수도권 테마 지역 보건소 협조를 얻어 교민 100여 명과 교민 사업장 현지 직원 등 160여 명이 접종했다고 임 대사는 전했다.
이어 2차 접종도 당국에 협조 요청을 해 일단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중동부 아프리카의 우간다 한국대사관(대사 하병규)도 직원 모두 AZ백신을 접종했다.
우간다도 노약자와 교사 중심으로 접종을 시작했지만, 우간다 사람들은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한다.
지난 4월 20일 기준 백신 접종자 수는 총인구 4천400만 명의 약 0.6%에 불과한 26만여 명이다.
맞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접종소에 가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 맞을 수 있다고 대사관의 신정옥 서기관이 전했다.
현 수준의 접종률이라면 기존 확보된 백신 사용기한이 7월로 명시돼 말라위, 남수단과 같이 백신을 폐기할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남수단의 경우 인구 1천100만 명 대비 누적 접종자 수는 4월 26일 기준 0.027%에 불과하다.
남수단 보건부는 아프리카연합(AU)을 통해 기증받은 AZ 백신 5만9천 도스가 사용기한이 지난 상태로 남수단에 전달됨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접종이 진행되지 못하고 폐기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남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선 중국 백신 시노팜과 시노백을 접종하고 있다.
중국에서 1차 20만 회분 기증에 이어 40만 회분까지는 기증하고 또 다른 100만 회분은 수입했다.
7일 현재 한국 대사관에선 도봉개 대사를 비롯해 자원자에 한해 백신을 맞았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토착신앙 등 종교적 이유로 백신 불신이 강해 인구 1천500만 명 가운데 접종자는 50만 명 남짓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외국인에게도 접종 문호가 열려 있다.
짐바브웨의 29세 노동자인 패스모어 음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우리는 백신이 아프리카인을 제거하려고 의도된 것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라면서 "당분간 나는 접종자들을 관찰할 것이다.
내가 결과를 알 수 없는 실험의 일부분이 되길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프리카는 백신 확보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13억 인구 중 접종자는 아직 2천만 명이 채 안 된다.
총 54개국 가운데 7개국에선 아예 접종 시작도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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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 때문에 한국 대사관 직원과 일부 교민들이 어부지리로 접종을 받고 있다.
대륙 중부의 콩고민주공화국이 단적인 예다.
민주콩고는 170만 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들여와 지난 4월 19일부터 국민들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지만, 5월 1일까지 불과 3천 명 정도가 접종을 할 정도로 저조하다.
이에 따라 유통기한이 6월 말까지로 폐기 위기에 놓인 백신 130만 회분을 주변국에 재배분하기로 했다.
이번 주 치안이 불안한 동부 지역 2개 주에 계엄령을 선포한 민주콩고 정부는 냉장 시설 등 백신 배포능력이 없다고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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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갑자기 자국 주재 외국인들도 다 돈 내면 접종해준다고 해서 주민주콩고 한국대사관(대사 김기주) 직원들과 교민들도 줄줄이 맞고 있다.
임아연 참사관은 "대사관의 경우 현지 직원 빼고 거의 다 맞았다"라면서 "현지 직원들은 다 안 맞겠다고 해서 우리가 강요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백신 불신이 이토록 심한 이유와 관련, 콩고인들은 코로나19가 자신들에게 해당 사항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게다가 현지 지식인 계층은 유럽에서 AZ 백신의 혈전 논란이 있는 것을 보고 더더욱 안 맞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민주콩고의 이 같은 상황은 또 다른 전염병인 에볼라 사태와 이율배반적이다.
민주콩고에선 지난 3일 동부 지역에서 제 12차 에볼라 발병의 종식을 선포했는데 에볼라 백신 덕에 3개월 만에 조기 퇴치할 수 있었다.
그만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서아프리카 가나는 그나마 상황이 좀 더 낫다.
가나는 국제 백신 배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차로 AZ 백신 90만 도스(1회 접종분)를 인도에서 도입했다.
3월 중순부터 1차 접종에 들어가 이달 중순 2차 접종을 할 예정이나 인도가 자국 내 코로나19 폭증을 이유로 백신 수출을 중단하면서 이같은 계획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런 가운데 민주콩고에서 안 쓰는 백신을 35만 도스 지원해 2차 접종의 희망을 되살렸다.
외교관들도 접종이 허용돼 임정택 주가나 대사를 비롯해 한국인 직원들도 이미 1차 접종을 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대사관 현지 직원 일부는 '접종하면 바보 된다'는 토속 미신 때문에 맞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비해 교민 사회는 많이들 접종하고 싶어했다.
가나에선 60세 이상이나 공무 관련자 위주로 1차 접종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지난 4월 초 교민들이 많이 사는 수도권 테마 지역 보건소 협조를 얻어 교민 100여 명과 교민 사업장 현지 직원 등 160여 명이 접종했다고 임 대사는 전했다.
이어 2차 접종도 당국에 협조 요청을 해 일단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중동부 아프리카의 우간다 한국대사관(대사 하병규)도 직원 모두 AZ백신을 접종했다.
우간다도 노약자와 교사 중심으로 접종을 시작했지만, 우간다 사람들은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한다.
지난 4월 20일 기준 백신 접종자 수는 총인구 4천400만 명의 약 0.6%에 불과한 26만여 명이다.
맞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접종소에 가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 맞을 수 있다고 대사관의 신정옥 서기관이 전했다.
현 수준의 접종률이라면 기존 확보된 백신 사용기한이 7월로 명시돼 말라위, 남수단과 같이 백신을 폐기할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남수단의 경우 인구 1천100만 명 대비 누적 접종자 수는 4월 26일 기준 0.027%에 불과하다.
남수단 보건부는 아프리카연합(AU)을 통해 기증받은 AZ 백신 5만9천 도스가 사용기한이 지난 상태로 남수단에 전달됨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접종이 진행되지 못하고 폐기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남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선 중국 백신 시노팜과 시노백을 접종하고 있다.
중국에서 1차 20만 회분 기증에 이어 40만 회분까지는 기증하고 또 다른 100만 회분은 수입했다.
7일 현재 한국 대사관에선 도봉개 대사를 비롯해 자원자에 한해 백신을 맞았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토착신앙 등 종교적 이유로 백신 불신이 강해 인구 1천500만 명 가운데 접종자는 50만 명 남짓에 불과하다.
그래서인지 외국인에게도 접종 문호가 열려 있다.
짐바브웨의 29세 노동자인 패스모어 음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우리는 백신이 아프리카인을 제거하려고 의도된 것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라면서 "당분간 나는 접종자들을 관찰할 것이다.
내가 결과를 알 수 없는 실험의 일부분이 되길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프리카는 백신 확보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13억 인구 중 접종자는 아직 2천만 명이 채 안 된다.
총 54개국 가운데 7개국에선 아예 접종 시작도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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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