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관광 시대 여는 美 VS 자체정거장 짓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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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
화성 쟁탈전으로 번지는 'G2 스타워즈'
나사, 화성서 '우주 헬기' 비행
2024년엔 유인 달 탐사 추진
베이조스·머스크, 우주여행 경쟁
화성 쟁탈전으로 번지는 'G2 스타워즈'
나사, 화성서 '우주 헬기' 비행
2024년엔 유인 달 탐사 추진
베이조스·머스크, 우주여행 경쟁
미국은 냉전시대 때 우주 탐사 경쟁에서 옛 소련으로부터 연타를 맞았다. 1957년 10월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데 이어 1961년엔 소련의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인류 처음으로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미국은 우주 전쟁에서 연달아 참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미국의 명예는 1969년 7월에야 비로소 회복됐다. 미 아폴로 11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때다. 이후 소련은 내리막길을 걸었고 1991년 소련이 붕괴된 뒤엔 미국의 적수가 없었다. ‘우주에서 미국을 견제할 상대는 외계인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미국의 새로운 경쟁자가 생겼다. 중국이다. 물론 기술과 경험 모두 아직까지 미국이 중국을 앞서고 있다. 그래도 미국은 방심할 수 없다. 미국도 한때 소련의 뒤만 따르는 2인자였기 때문에 언제 중국이 턱밑까지 추격할지 모른다. 냉전시대에 군사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우주 경쟁을 벌였다면 이제는 경제적 배경까지 추가돼 중국의 물량 공세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우주정거장 건설은 중국의 ‘우주 굴기’를 상징하는 핵심 과정 중 하나로 평가된다. 우주정거장에선 우주인이 장기 체류하며 다양한 우주 실험을 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여러 국가가 합심해 만든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낙후됐다는 게 흠으로 지적된다. 중국은 이 틈을 비집고 내년 말 완성을 목표로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계획 중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우주정거장은 최소 10년 이상 운영될 예정인 데 비해 ISS는 2024년 운영이 종료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중국의 우주정거장이 유일한 시설이 된다”고 했다. ISS가 사라지면 중국 우주정거장만 남아 중국이 우주 탐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주장이다.
중국은 곧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화성으로 보내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달에서도 미국의 독점적 지위를 넘보고 있다.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1호 탑승자 이후 달 표면에 발을 디뎌본 인간은 50년 넘도록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은 2019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로 2024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창어(嫦娥) 4호 탐사선을 인류 최초로 달 뒤편에 착륙시켰다. 지난해 12월 창어 5호는 달 표면 샘플 채취에 성공했다. 이어 중국이 세계 최초 착륙 기록을 보유한 달 뒤편 샘플도 2024년 가져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인 탐사를 추진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아직 무인 탐사가 중심이다. 하지만 러시아라는 우군이 가세하면서 경쟁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3월 공동으로 달 우주정거장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협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NASA와 중국의 협력을 금지하는 법을 2011년 제정했다. 중국 언론은 미국의 ‘옹졸함’을 비판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우주 탐사는 이제 시작인데 미국은 중국과의 지정학적 경쟁만 의식하며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고 했다.
실질적인 우주 탐사 경쟁력은 민간기업으로부터 나온다는 분석이 많다. 이 기준으로 보면 미국이 앞서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설립한 블루오리진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달 착륙선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
블루오리진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52주년이 되는 오는 7월 20일 우주관광 로켓 ‘뉴 셰퍼드’를 발사하기로 했다. 민간인이 탑승한 우주관광 로켓으로는 세계 최초다. 스페이스X도 올해 ISS에 체류할 수 있는 민간인 대상 우주여행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우주 탐사의 첫 상업화 시도인 관광상품 개발에 미국 민간기업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미국의 명예는 1969년 7월에야 비로소 회복됐다. 미 아폴로 11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때다. 이후 소련은 내리막길을 걸었고 1991년 소련이 붕괴된 뒤엔 미국의 적수가 없었다. ‘우주에서 미국을 견제할 상대는 외계인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미국의 새로운 경쟁자가 생겼다. 중국이다. 물론 기술과 경험 모두 아직까지 미국이 중국을 앞서고 있다. 그래도 미국은 방심할 수 없다. 미국도 한때 소련의 뒤만 따르는 2인자였기 때문에 언제 중국이 턱밑까지 추격할지 모른다. 냉전시대에 군사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우주 경쟁을 벌였다면 이제는 경제적 배경까지 추가돼 중국의 물량 공세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우주정거장으로 역전 노리는 중국
지난달 29일 중국은 우주정거장 건설의 핵심 부품인 톈허(天和)를 실은 창정(長征) 5호B 로켓을 쏘아올렸다. 중국 언론들은 “미국 등 서방의 견제를 이기고 탄생한 전설”이라고 자평했다. 비록 창정 5호B 로켓의 잔해가 곧 지구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마무리는 깔끔하지 않았지만 톈허는 계획대로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우주정거장 건설은 중국의 ‘우주 굴기’를 상징하는 핵심 과정 중 하나로 평가된다. 우주정거장에선 우주인이 장기 체류하며 다양한 우주 실험을 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여러 국가가 합심해 만든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낙후됐다는 게 흠으로 지적된다. 중국은 이 틈을 비집고 내년 말 완성을 목표로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계획 중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우주정거장은 최소 10년 이상 운영될 예정인 데 비해 ISS는 2024년 운영이 종료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중국의 우주정거장이 유일한 시설이 된다”고 했다. ISS가 사라지면 중국 우주정거장만 남아 중국이 우주 탐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주장이다.
미국과 중국의 탐사 경쟁
화성과 달에서도 미국과 중국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구와 화성의 거리가 가까워진 지난해부터 미국과 중국은 화성 탐사선을 보내고 있다. 가장 먼저 괄목할 성과를 올린 나라는 미국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우주 헬기 인저뉴어티는 지난달 19일 처음으로 화성 상공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인류가 지구 외 행성에서 제어 가능한 동력체를 비행시킨 첫 사례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 대비 100분의 1에 불과해 비행체가 뜨기 어렵다. 일교차도 커 비행 자체가 쉽지 않다. NASA는 인저뉴어티의 화성 비행을 1903년 라이트 형제의 인류 최초 동력 비행에 맞먹는 성공으로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인저뉴어티가 이착륙한 화성 표면을 ‘라이트 형제 필드’로 이름 붙였다.중국은 곧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화성으로 보내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달에서도 미국의 독점적 지위를 넘보고 있다.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1호 탑승자 이후 달 표면에 발을 디뎌본 인간은 50년 넘도록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은 2019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로 2024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창어(嫦娥) 4호 탐사선을 인류 최초로 달 뒤편에 착륙시켰다. 지난해 12월 창어 5호는 달 표면 샘플 채취에 성공했다. 이어 중국이 세계 최초 착륙 기록을 보유한 달 뒤편 샘플도 2024년 가져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인 탐사를 추진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아직 무인 탐사가 중심이다. 하지만 러시아라는 우군이 가세하면서 경쟁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3월 공동으로 달 우주정거장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협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NASA와 중국의 협력을 금지하는 법을 2011년 제정했다. 중국 언론은 미국의 ‘옹졸함’을 비판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우주 탐사는 이제 시작인데 미국은 중국과의 지정학적 경쟁만 의식하며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고 했다.
“중국엔 머스크, 베이조스가 없다”
양국이 앞으로 우주 경쟁에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입할지도 관심이다. 아폴로 11호에 미국이 쓴 자금은 258억달러로 인플레이션을 적용한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2600억달러(약 291조원)다.실질적인 우주 탐사 경쟁력은 민간기업으로부터 나온다는 분석이 많다. 이 기준으로 보면 미국이 앞서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설립한 블루오리진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달 착륙선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
블루오리진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52주년이 되는 오는 7월 20일 우주관광 로켓 ‘뉴 셰퍼드’를 발사하기로 했다. 민간인이 탑승한 우주관광 로켓으로는 세계 최초다. 스페이스X도 올해 ISS에 체류할 수 있는 민간인 대상 우주여행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우주 탐사의 첫 상업화 시도인 관광상품 개발에 미국 민간기업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