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건스탠리가 반년가량은 미국 외 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부족 등 공급망 불안이 기업의 이익을 훼손시킬 수 있고, 미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3일 ‘모든 것이 꼭지(peak) 수준이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6~9개월가량은 미국 이외 국가의 주식이 더 나아 보인다”고 했다.

모건스탠리는 급격한 경제 재개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기업 수익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공급 문제로 인한 이윤 압박은 경기 부양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모건스탠리는 주장했다.

모건스탠리는 “백신 접종과 경제 재개에 대한 예상보다 나은 진전이 심각한 공급망 불균형을 유발해 생산 지연을 초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이는 고용 회복을 방해할 우려가 있고,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변하게 하고 실적 개선을 더져지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급망 문제를 언급한 회사도 증가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균형을 경영진이 언급한 횟수는 지난 10년 평균에 비해 세 배 늘었다. 모건스탠리는 “공급망 문제가 매출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회복 국면에 나타나야 할 대출 증가세도 지지부진하다. 모건스탠리는 “은행들은 상업·산업 대출의 신용 수요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급망 불균형이 경기 회복 국면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대출 증가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 일정도 변수다. 모건스탠리는 “가을에 가까워지면 Fed는 테이퍼링 일정을 제시해야 하고 미국은 추가 재정 부양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기업 이익은 임금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도 악재다. 모건스탠리는 “S&P500의 주식 97%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웃돌고 있는데 이는 지난 40년 동안 세 번밖에 없었던 일”이라며 “다른 기술 지표 등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모건스탠리는 “경제지표의 서프라이즈와 실적 예상치 상승 속도가 꼭지에 다다르고 있어 미국 주식 투자를 늦추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