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혐의' 안양시의원·군포시청 공무원은 영장 기각

개발 예정지 관련 사전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한 혐의를 받는 전 시흥시의원이 4일 구속됐다.

'내부정보 활용 땅 투기' 전 시흥시의원 구속(종합)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이날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전 시흥시의원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형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A씨는 2018년 10월 딸 명의로 신도시 개발 예정지 내 경기 시흥시 과림동 임야 130㎡를 매입한 혐의로 고발돼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해당 토지에는 이후 건축 허가를 받아 2층짜리 건물을 지었으나, 건물 주변은 고물상 외에 별다른 시설이 없어 도시 개발 정보를 미리 알고 투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 수사가 이어지자 지난 3월 말 A씨는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이날 같은 혐의 등을 받는 안양시의원 B씨와 군포시청 과장급 공무원 C씨 및 그의 지인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김소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중하나 증거 인멸의 염려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B씨는 2017년 7월 초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에 2층 건물을 포함한 토지 160여㎡를 사들여 투기 혐의로 고발장이 접수됐다.

이곳은 2025년 개통 예정인 월곶판교선 석수역에서 200여m 떨어진 이른바 역세권 토지다.

해당 부지에 역사가 들어선다는 사실은 B씨가 땅을 산 뒤 20여 일 만에 국토교통부 주민 공람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당시 B씨는 도시개발위원장으로, 안양시 개발계획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C씨는 2016년 9월 업무 중 알게 된 내부정보를 이용해 둔대동 2개 필지(2천235㎡)를 지인과 함께 14억 8천만 원에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땅은 2018년 7월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대야미공공주택지구에 포함돼 C씨 등은 최근 23억여 원을 보상받아 수억 원대의 차익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대야미공공주택지구는 2023년까지 주택 5천113호를 짓는 곳으로, 현재 토지보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내부정보 활용 땅 투기' 전 시흥시의원 구속(종합)
경찰은 A씨 등을 소환해 관련 혐의를 조사하는 한편 소속 시의회 사무실과 군포시청, 이들의 자택을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또 경찰은 A씨의 5억 원 상당 토지와 B씨의 9억 원 정도로 알려진 토지·빌라, C씨와 그의 지인 등 2명이 얻은 보상금 23억여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 이 가운데 A씨의 토지와 C씨 및 그의 지인의 보상금 일부인 16억여 원에 대해 4일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몰수보전이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몰수 대상인 불법 수익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몰수가 불가능하면 그 가액을 추징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동결 조처되지 않은 불법 수익에 대해서는 현재 법원의 인용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영장 기각 여부와 상관없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공직자 등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