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이성숙 의원 시정질문…"세계적 철새도래지 물거품 위기"
"낙동강 엄궁대교 100m 주탑, 큰 고니 이동경로 방해"
부산시의회 도시환경위 이성숙 의원은 4일 시의회 296회 임시회 시정 질문에서 엄궁대교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과정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큰고니 서식지 검토 부재와 부실로 부산의 대표적인 천연기념물 179호로 지정된 세계적 철새도래지 을숙도 생태자연이 한순간에 물거품 될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적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엄궁대교 설계와 허술한 검증으로 을숙도 철새 낙원을 아무도 찾지 않는 철새 지옥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고니의 섭식을 위한 영역은 5㎞ 내외다.

그러나 부산시에 제출된 '2020년 11월 23일 설계평가 사유서 구조물계획 적정성 종합평가의견'에는 멸종위기 조류인 큰고니의 낙동강하구 분포 서식지 언급이 없다.

게다가 다른 자료에도 고니의 섭식을 위한 이동 경로가 엄궁대교를 넘어가는 동선인데도 엄궁대교 주탑 높이에 대한 조류 의견서도 없는 상태다.

큰고니가 날개를 펼치면 대략 2.5∼3m 정도인데 100m나 되는 엄궁대교 주탑을 만나면 갑작스럽게 목숨을 건 선행 비행을 해야 한다는 게 이 의원 주장이다.

이 의원은 또 엄궁대교는 주탑이 3개인 사장교인데 철새 모양 LED 조명을 설치해 서부산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조류의 습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상임위에서 주탑 높이를 낮추는 데에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시장은 "을숙도를 중심으로 조류 생태계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이고, 철새가 (서부산의) 랜드마크"라며 "의원님의 날카로운 지적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