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첫 폴더블폰에 장착
레노버 노트북에도 공급
영업익 691억, 전년대비 160%↑
타이어 코드 품귀·패션사업 선방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샤오미의 첫 폴더블폰 ‘미믹스폴드’의 커버 윈도에 자사의 CPI 필름이 적용된다고 3일 발표했다. 샤오미는 초도 물량을 약 3만 대로, 연내 판매 목표를 50만 대로 잡았다. 가격도 9999위안(약 172만원)으로 기존 폴더블폰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PI 필름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19년 양산에 성공한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전용 필름이다. 유리처럼 투명하면서도 수십 만 번 접어도 흠집이 생기지 않아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화면 보호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구성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유리 소재의 기존 커버 윈도보다 낮아 중국 내 대부분의 IT 업체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CPI 필름을 적용하고 있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폴더블폰을 출시하면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화웨이가 ‘메이트X’ 시리즈를 내놨고 오포와 비보 등도 조만간 새로운 폴더블폰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CPI 필름을 장착해 세계 최초로 폴더블 노트북을 출시한 레노버도 조만간 후속 모델 개발에 들어간다.
시장 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급량은 올해 330만 대에서 2024년 4110만 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은 CPI 필름 판매가 2024년까지 연평균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 측은 롤러블폰, 멀티폴딩, 중대형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복잡한 구조의 폼팩터가 등장하면서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가공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CPI 필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 제품에 맞춰 박막유리를 능가하는 CPI 필름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PI 필름 등 주력 제품의 판매 증가로 회사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날 올 1분기 영업이익이 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3% 늘었다고 발표했다. 500억원대로 잡았던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매출도 10.2% 증가한 1조90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필름 및 전자재료 사업의 실적 개선과 패션 사업의 흑자 전환 등이 주된 실적 개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타이어 소재인 타이어 코드도 쇼티지(공급 부족)를 겪을 정도로 주문이 몰리면서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강철보다 단단하고 초고온에도 녹지 않는 슈퍼섬유 ‘아라미드’를 함유한 나일론 타이어 코드 분야에 강점이 있다. 최근 전기차용 타이어에 아라미드가 함유된 타이어 코드가 많이 쓰이면서 타이어 코드 가격도 크게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았던 패션 사업도 살아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왁(WACC) 등 골프 의류 브랜드 매출이 빠르게 늘고, 온라인 매출도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고전했던 패션 사업에서도 올해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