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무증상 확진자 선제적으로 찾아내는 것 목표…전국으로 확대"
"직접 가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땐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학교에서 하니까 빨리 끝낼 수 있어 좋았어요."

서울 지역 학교에서 이동형 유전자증폭(PCR) 검사 시범 운영이 시작된 3일 오후, 송파구 서울체육중학교 김무궁(15) 학생은 교내에서 PCR 검사를 받은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이날부터 앞으로 2주 동안 서울 지역에서는 PCR 검사를 위한 이동형 검체 체취팀이 학교 10곳을 순회하며 희망하는 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다고 서울시교육청은 밝혔다.

교육청은 이번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서울 전 지역으로 검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동형 검체 체취팀은 한 팀당 검체채취요원 2명, 행정요원 3명 등 5명 정도로 구성돼 학교별로 1∼2팀이 운영된다.

첫 순회 검사 대상인 서울체육중·고등학교에서는 사전에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신청을 받았으며 학생과 교직원 350여 명이 검사를 신청했다.

이 학교 전체 학생과 교직원의 절반 정도다.

학생 선수들이 재학하는 학교의 특성상 학생 절반이 2인 1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데다 대회나 연습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리 검사를 받고자 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학교 뒤뜰에 임시 검사소 두 곳이 설치됐으며 학생들은 각자 정해진 시간에 맞춰 검사소 앞에 줄을 섰다.

간격을 띄워 늘어선 학생들은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작성하고 검체를 담을 통을 받은 뒤 검사소로 향했다.

한 학생이 검사를 받는데 채 2분이 걸리지 않았으며 일부 학생은 코나 목 안에 면봉을 깊숙이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검사가 익숙하지 않은 듯 기침을 하기도 했다.

전교 학생회장인 김무궁 학생은 "주변 친구들이 코로나 검사가 아프다고 인식하고 있어서 받는다는 친구보다는 안 받는다는 친구가 더 많다"면서 "제가 전교 회장이다 보니 제가 먼저 받으면 다른 친구들도 받지 않을까 싶었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고 웃었다.

기계체조 국가대표인 서울체육고 3학년 이윤서(18) 학생도 "전에 보건소에서 받을 때는 직접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학교에서 해서 편하게 받았다"며 "훈련할 때나 다음 시합 때 지장이 없어야 해서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검사 결과는 하루 뒤인 4일 오전 8시쯤 나온다.

양성 판정을 받는 학생이나 교직원은 보건소 검사와 마찬가지로 격리된다.

다만 학교의 원격 수업 전환 여부는 교육청과 방역 당국이 협의해 결정한다.

김낙영 서울체육중·고등학교장은 "선제적으로 검사를 해 주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 선수들이 재학하는 우리 학교 입장에서는 감사하다"며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교육부 지침대로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며 학사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현장을 찾아 검체 채취팀 시범 운영 현장을 참관했다.

유 부총리는 "이동형 PCR 검사는 학교 내 무증상 확진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고 더 나아가서 외부 강사나 학원 종사자분들의 진단검사까지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의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희망하는 지역에서부터 전국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검사를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긴장되는지 묻거나 "경기에서 열심히 해서 실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