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입성 소감 밝힌 양현종 "몸 푸는 시간이 짧아진 건 힘들어…보완할 것"
"코치진이 커브 그립 전수…실전 투구엔 시간 걸릴 듯"
꿈에 다가간 양현종 "선발로 던지면 좋을 것…팀에 도움 주고파"
'꿈의 무대' 두 번째 등판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은 선발 등판 기회에 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양현종은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화상 인터뷰에서 선발 등판을 앞둔 소감을 묻는 말에 "기회가 온다면 좋겠지만, 내 임무는 팀이 힘들 때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등판 경기에선 코치진이 주문한 이닝을 채워 만족스러웠는데, 앞으로도 임무를 잘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지난달 27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상대로 한 빅리그 데뷔전에서 4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1일 보스턴전엔 3회에 등판해 4⅓이닝 무실점 역투했다.

선발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진 텍사스 내부에선 양현종에게 선발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에서 오랜 기간 선발 투수로 활약한 양현종은 MLB 선발 등판 기회를 기다리면서도 보직에 얽매이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양현종과 일문일답.
-- 두 차례 MLB 무대를 밟은 소감은.
▲ 첫 경기보다는 어제 등판 내용이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경기에 또 출전하게 된다면 더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 첫 등판과 두 번째 등판 때의 차이점은.
▲ 특별한 차이는 없었다.

어제는 첫 등판 때보다 편안하게 던졌다.

내 공을 던지는 게 중요했다.

편안한 마음에서 좀 더 자신 있게 공을 던진 것 같다.

-- 불펜 투수들의 사이가 좋은 것 같은데.
▲ 경기 전 불펜에서 선수들끼리 많은 대화를 한다.

팀엔 어린 선수들이 많다.

다들 자신 있게 공을 던지더라. 마무리 투수인 이언 케네디가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다.

투수들의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 텍사스 불펜 성적이 좋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 난 올 시즌 MLB 무대에서 처음 공을 던지고 있다.

전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모른다.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최근 분위기가 좋다고 하더라. 과거 모습과 현재 모습을 비교하기가 조심스럽다.

-- 다음 주 쯤 선발 등판 가능성이 있는데.
▲ 기회가 온다면 좋겠지만, 내 임무는 팀이 힘들 때 보탬이 되는 것이다.

코치진이 준 임무를 수행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꿈에 다가간 양현종 "선발로 던지면 좋을 것…팀에 도움 주고파"
-- 통역은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

▲ 입과 귀가 되어준다.

현재 함께 생활한다.

옆에 있는 통역이 좋다.

-- 한국에서는 외국인 선수 통역을 어떻게 대해주나.

▲ 통역 직원은 야구에 관해 지식이 선수들보다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숙한 면이 약간 있다.

그러나 선수들이 많은 것을 알려주고 통역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배운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대화나 장난을 치면서 가까워진다.

통역도 팀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은 한국과 미국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 한국에서 선발 투수로 뛰다가 MLB에서는 불펜으로 뛰고 있다.

루틴 등이 바뀌어 힘들 것 같은데. 선발 투수로 뛰다 마무리로 활약 중인 케네디는 어떤 도움을 주나.

▲ 스프링캠프 때부터 1이닝씩 던지면서 적응했다.

몸을 빨리 풀어야 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다는 건 조금 힘들지만 보완해야 한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계속 계투로 출전해서 현재는 특별하게 힘든 점이 없다.

케네디는 선발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마무리 투수로서도 잘하고 있다.

그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

친근하게 잘 대답해주더라. 자신 있게 던지라고 했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꿈에 다가간 양현종 "선발로 던지면 좋을 것…팀에 도움 주고파"
-- 커브를 잘 안 던지고 있는데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느낀 것인가.

▲ MLB에서 완벽하지 않은 구종을 던질 순 없다.

완벽하게 던질 수 있게 된다면 던지겠다.

-- 공인구 적응의 문제인가.

▲ 스프링캠프 때 잡은 그립과 최근 택시 스쿼드로 활동할 때 코치진이 알려준 그립이 다르다.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 가족에 관한 그리움이 있을 것 같다.

▲ 항상 보고 싶다.

가족들은 한국 생각을 하지 말고 잘 적응 하라고 한다.

아내, 가족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어서 잘 이겨내고 있다.

-- 마운드에 오를 때 국내 팬들의 응원을 생각하나.

▲ 아직은 한국을 대표해서 던지는 입장이 아니다.

지금은 내가 가진 공을 잘 던져야 하고 팀에서 인정도 받아야 한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면 한국을 대표한다는 책임감 속에 공을 던지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보직이 결정된 것도 아니다.

지금은 팀을 위해 공을 던져야 한다.

-- 두 차례 등판에서 아쉬운 점과 좋았던 점, 만족스럽다고 느낀 점은.
▲ 코치진이 주문한 이닝을 소화한 것은 만족스럽다.

구위는 보완해야 한다.

구위가 올라가야 타자를 압박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