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정부, 예산 나눠주기식 지원 지양하고 계약위반 신고센터 만들었으면"

과학소설(SF) 전문 출판사로 입지를 굳혀온 아작이 작가들에게 인세와 계약금 등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 등 상습적으로 계약 위반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작이 1일 박은주 대표 명의로 블로그에 올린 사과문과 소설가 장강명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따르면, 아작은 자사와 계약하고 책을 출간한 작가들에게 판매 내역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계약금과 인세 지급을 누락했으며, 작가와 협의 없이 오디오북을 발행하는 등 계약을 위반했다.

아작은 사과문에서 잘못과 문제점 등을 상세히 밝히고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거명된 작품은 장강명의 SF 소설집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이지만, 아작은 다른 작가들에게도 거듭 사과했다.

아작은 또 재발 방지와 함께 '출판유통통합전산망'가입을 통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약속했다.

아작출판, 장강명 등 작가들에 인세누락 포함 계약위반
이에 대해 장강명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아작 측의 사과를 수용하면서도 "신뢰 관계를 이어가기는 어려워 출판계약은 해지하고, 책은 당분간 절판 상태로 둘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문제를 지적했지만, 잘못이 계속 이어졌고, 제대로 된 사과를 받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2차 저작물 무단 발행과 계약금 지급 누락은 처음 겪는 일이지만, 인세 지급 누락은 다른 출판사들에서도 몇 번 겪었다"고 설명했다.

장강명은 국내 출판계에 오래도록 뿌리내린 채 개선되지 않는 불투명하고 비도덕적인 유통 관행 개선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 영화는 전국 관객이 몇 명인지 실시간으로 집계되고 공개된다.

그런데 작가들은 자기 책이 얼마나 팔리는지 출판사에 의존하는 것 외에 알 방법이 없다.

인지(印紙)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검증도 불가능해졌다"며 "정부가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효과가 불분명한 예산 나눠주기식 지원 사업을 지양하고, 대신 출판계 인프라를 개선하고 감시 감독을 강화하고 인세 지급 누락과 2차 저작권 침해, 그 외 계약 위반을 신고하고 상담할 수 있는 상설 전문센터를 두면 좋겠다"면서 "600억 원짜리 국립한국문학관을 짓는 것보다 이게 한국 문학에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출판사와 서점들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준비 중인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가입할 것을 촉구한다.

개인적으로 출판유통통합전산망에 가입하지 않는 출판사와는 앞으로 계약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아작출판, 장강명 등 작가들에 인세누락 포함 계약위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