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차 접종에 집중…6월 1천200만명 대상 1차 접종 차질 없어"
수급 불균형에 화이자 1차접종 '주춤'…5월 접종일정 영향은
신선미 =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누적 300만명을 넘은 가운데 화이자 백신의 경우 '일시적 수급 불균형' 문제가 생기면서 1차 접종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일각에선 정부가 앞서 제시한 '4월 300만명 목표'를 달성하면서 접종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으나 75세 이상에 대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부분 차질과 일시적 수급 불안이 다시 '변수'로 떠올랐다.

1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등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이달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잠정 중지하고 2차 접종에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도입된 화이자 백신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2차 접종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접종 자제를 권고한 것이다.

정부가 최근 접종 속도를 높이면서 이달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자' 규모가 상당하지만, 국내에 도입된 물량은 넉넉하지 않다.

75세 이상과 노인시설 입소자·종사자는 지난달 1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2차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인원은 전날 0시 기준 총 121만6천512명이다.

화이자 백신의 1·2차 접종간격(3주)을 고려하면 이들은 이달 20일까지는 2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정부가 미국 화이자와 계약을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가운데 상반기 내 700만회분 도입이 확정됐으나, 국내 도입된 물량은 200만회분에 불과하다.

전날 0시 기준으로 149만2천532회분이 쓰여 50만회분 가량이 남았는데 현재 2차 접종을 받아야 하는 사람만 고려하더라도 70만회분 가량이 더 필요하다.

다만 화이자 백신은 매주 수요일 주기적으로 일정량이 공급되고 있어 수급 불균형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국제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들어온 화이자 백신이 11만7천회분 있으나, 이는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접종에 쓰였다.

수급 불균형에 화이자 1차접종 '주춤'…5월 접종일정 영향은
추진단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자 수를 늘리기보다 2차 접종에 우선 집중하기로 한 데 대해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배경택 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접종센터 역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2차 접종을 차질 없이 실시하기 위해 신규 1차 접종 예약은 당분간 자제하도록 지자체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달 접종 시행에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달 초 접종을 계획했던 만 75세 이상의 1차 접종이 연기된 상황이다.

화이자 백신 접종대상인 만 75세 이상은 349만3천998명으로, 현재까지 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은 34.9%인 121만9천88명이다.

추진단은 화이자 백신 1차 신규 접종의 경우 이달 중하순 이후 집중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 단장은 "5월 중하순에는 다시 1차 접종에 집중할 예정이고 6월까지 7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해 1차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4월 300만명 1차 접종 목표 달성을 시작으로 이제 고연령·고위험군, 또 방역·의료인력 등을 중심으로 6월말까지 1천200만명을 대상 1차 접종을 차질없이 진행해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부터는 65∼74세와 30세 이상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 만성중증호흡기 질환자에 대한 접종을 시작한다.

이들은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는다.

홍정익 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5월부터 추가로 접종 대상이 되는 사람 중 65세 이상에서 74세는 약 500만명, 교사는 약 50만명"이라며 "이들에 대한 접종 일정 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5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