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격리하면 들어올 수 있는 상대팀 없어…선수 수급에선 A대표팀 양보 부탁"
강팀과 6월 평가전 원하는 김학범 "정부·A대표팀 도움 절실"
한국 축구에 통산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안기려는 김학범 감독은 6월 소집과 평가전을 준비의 분수령으로 꼽으며 방역 당국과 성인 국가대표팀(A대표팀)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올림픽 준비 상황 등을 전하고자 2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감독은 발언의 상당 부분을 '6월 평가전'에 할애했다.

최종 엔트리 제출과 올림픽 개막 이전에 선수들의 기량을 실전에서 점검할 소집 기간이 6월에 한 번뿐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낸 지난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이후 제대로 '정예 멤버'를 소집한 적이 없는 만큼 와일드카드를 결정하고 18명의 최종 엔트리를 가리려면 실전 점검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김 감독은 "무조건 '센 팀'과 붙어보기를 원한다.

약한 팀과 하면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경기를 많이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두 가지 관건을 꼽았다.

강팀과 6월 평가전 원하는 김학범 "정부·A대표팀 도움 절실"
해외 입국자가 거쳐야 하는 2주의 자가격리, 그리고 마찬가지로 6월에 예정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다.

대표팀은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의 일정과도 연계해 평가전 상대를 찾고 있는데, 2주 격리를 거쳐야 할 경우 상대 팀을 구하는 게 불가능한 형편이다.

그렇다고 우리 대표팀이 직접 나가려 해도 귀국 시 격리 면제 없이는 어렵다.

김학범 감독은 "6월에 평가전을 하지 못하면 7월엔 여유가 없다.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대통령께서도 올림픽 선수단에 최대한 지원해주라고 말씀하신 만큼 많이 고려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림픽 여자 축구 예선 때 우리와 중국 대표팀이 오가며 경기했음에도 문제가 없지 않았나"라며 "똑같은 대회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전례가 있는 만큼 건의를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기간 원하는 선수가 겹칠 가능성이 있는 A대표팀에는 '통 큰 양보'를 요청했다.

김 감독은 "선수 선발 때 파울루 벤투 감독과 협의도 해야 할텐데, 정중히 도움을 구하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며 "월드컵 2차 예선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세계 대회를 앞두고 있다.

완전체로 준비할 수 있도록 양보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강팀과 6월 평가전 원하는 김학범 "정부·A대표팀 도움 절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9위인 한국은 43위 루마니아, 67위 온두라스, 112위 뉴질랜드와 함께 올림픽 조별리그 B조에 들었는데, '최상의 편성'이라는 외부의 평가와 달리 전혀 편하지 않다는 게 김 감독의 속내다.

6월 소집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저는 오히려 아예 강팀과 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 편성 결과는 사실 제 생각과는 반대로 간 것"이라며 "외부에선 잘 됐다고 하지만, 저는 잘 된 건지 못 된 건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루마니아는 프랑스를 떨어뜨릴 뻔했고, 온두라스는 북중미 예선에서 황금 멤버라고 하는 미국을 꺾었다.

프랑스나 멕시코를 피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와 온두라스, 루마니아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고,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김 감독은 "축구는 도전이다.

메달 색깔이 뭐든 하나는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이라며 "난관이 많지만, 하나씩 차분하게 격파해나가겠다"며 메달 획득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김학범호는 6월 소집에서 옥석을 가려 6월 30일께 최종 엔트리를 정한 뒤 7월 16일께 일본으로 떠날 계획이다.

첫 경기는 7월 22일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