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어디에" 사건 발생 26일째 부산 등산로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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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없는 등산로에 목격자도 없어…아직 용의자 특정 못해
형사 78명 투입 '저인망식 수사'…우발 범행 무게 두고 모든 가능성 수사 부산의 한 등산로에서 70대 남성이 피살된 채 발견된 지 벌써 26일이 흘렀지만, 범인의 정체를 특정하지 못한 채 사건이 장기화하고 있다.
2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일 부산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70대 남성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됐다.
A씨 몸에는 여러 차례 찔린 흔적이 발견됐고, 피를 많이 흘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 CCTV 없는 등산로, 목격자도 없어 수사 난항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는 것은 살해사건이 발생한 등산로에 폐쇄회로(CC)TV가 없기 때문이다.
A씨가 살해된 곳은 작은 등산로 두 개가 만나는 지점 인근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A씨는 주말에 텃밭이 있는 시약산에 매주 정기적으로 등산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하산로 마을 일대 공용 CCTV와 사설 CCTV 90여 개에 담긴 영상을 확보해 단서를 찾고 있다.
경찰은 "공용 CCTV는 한 달, 사설 CCTV는 길어야 보름이면 삭제되기 때문에 미리 CCTV를 다 확보해 확인하고 있고, 범행 후 범인이 현장에 다시 왔을 가능성까지 포함해 사건 이후 일주일 치 CCTV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CCTV에는 피살된 A씨가 오전 5시 1분께 아파트에서 나오는 장면 외에는 범행 관련 장면은 확인된 게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A씨 시신은 등산로 바로 옆에서 발견됐고 은폐 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새벽 시간이어서 등산객이 많지 않았고, 등산로에 10여 개의 산불감시 초소가 있기는 했지만 가장 가까운 초소가 약 70m나 떨어져 있어 목격자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계획살인·우발범죄?…모든 가능성 열어 두고 수사
경찰은 범죄 경위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우발 범행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말한다.
피해자 몸에 나타난 가장 깊은 상처가 7㎝로 비교적 짧은 편이고, 전문가의 소행으로 보기에는 상흔이 조잡하며 얼굴 부위에 집중적으로 상처를 낸 점 때문이다.
경찰은 "준비된 살인이었다면 급소를 찌르거나 범행이 쉽도록 좀 더 긴 도구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말다툼을 했을 때 입 주변에 상처를 많이 낸 사례 등이 있어 우발적 범행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흉기도 발견되지 않았다.
등산로 일대에서 21개의 날카로운 물건이 발견했지만, 텃밭을 운영하는 주민들이 쓰는 것일 뿐 범행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경남 마산 무학산 등산로 살해사건 때는 현장에서 5㎞ 떨어진 곳에서 흉기가 발견돼 경찰은 흉기가 현장 주변에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피해자 방어흔이나 남겨진 상처 등 과학적 자료 등을 바탕으로 했을 때 가해자는 여성보다는 남자로 추정된다는 게 경찰의 말이다.
◇ "범인은 가까운 곳에" 저인망식 수사…범인 등산로 잘 아는 듯
경찰은 A씨 주변인과 등산로 아랫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저인망식 수사를 하고 있다.
A씨가 이용한 등산로가 매우 좁은 소로여서 마을 주민이 아니면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마을에는 410여 가구가 거주한다.
경찰은 A씨 주변인 백여 명에 대해서도 탐문하고 있고, A씨 전화에 남겨진 녹음파일 3천여 개도 모두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하나하나 지워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 보면 된다"면서 "한 사람의 동선을 모두 확인하고 의심스러우면 그 의심이 지워질 때까지 다시 확인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금까지의 정황을 봤을 때 범인은 현재 경찰이 생각하는 용의자 범위는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경찰은 "범인은 이 안에 있다.
허점이 나오면 끝까지 판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미제사건에 준하는 정밀 과학수사도 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수거된 피해자 유류품 40여 점을 3차례 걸쳐 국과수에 보냈다.
피해자가 사망 당시 쓴 유류품에서 최근 DNA도 일부 나왔는데 해당 유류품은 여러 사람이 만진 것으로 알려져 의미가 있을 지에 대해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
보통 우발 범행의 경우 가해자 손에서 DNA가 많이 떨어져 나오기도 하는데, 현장에서 가해자의 체모나 체액 등 DNA가 발견된 바가 없어 가해자가 등산 장갑을 끼고 있었을 가능성도 나온다.
경찰은 다른 지역 등산로 사건 때 정밀 과학수사로 범인을 검거한 이력이 있는 만큼 경찰청에 정밀 과학수사도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정밀과학 수사에서는 모든 의류나 시료를 한올 단위로 분해해 분석하는 작업을 한다.
경찰은 "예전에 CCTV가 없을 때도 수사를 다 했다"면서 "전방위적인 수사로 반드시 잡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형사 78명 투입 '저인망식 수사'…우발 범행 무게 두고 모든 가능성 수사 부산의 한 등산로에서 70대 남성이 피살된 채 발견된 지 벌써 26일이 흘렀지만, 범인의 정체를 특정하지 못한 채 사건이 장기화하고 있다.
2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일 부산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70대 남성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됐다.
A씨 몸에는 여러 차례 찔린 흔적이 발견됐고, 피를 많이 흘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 CCTV 없는 등산로, 목격자도 없어 수사 난항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는 것은 살해사건이 발생한 등산로에 폐쇄회로(CC)TV가 없기 때문이다.
A씨가 살해된 곳은 작은 등산로 두 개가 만나는 지점 인근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A씨는 주말에 텃밭이 있는 시약산에 매주 정기적으로 등산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하산로 마을 일대 공용 CCTV와 사설 CCTV 90여 개에 담긴 영상을 확보해 단서를 찾고 있다.
경찰은 "공용 CCTV는 한 달, 사설 CCTV는 길어야 보름이면 삭제되기 때문에 미리 CCTV를 다 확보해 확인하고 있고, 범행 후 범인이 현장에 다시 왔을 가능성까지 포함해 사건 이후 일주일 치 CCTV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CCTV에는 피살된 A씨가 오전 5시 1분께 아파트에서 나오는 장면 외에는 범행 관련 장면은 확인된 게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A씨 시신은 등산로 바로 옆에서 발견됐고 은폐 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새벽 시간이어서 등산객이 많지 않았고, 등산로에 10여 개의 산불감시 초소가 있기는 했지만 가장 가까운 초소가 약 70m나 떨어져 있어 목격자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계획살인·우발범죄?…모든 가능성 열어 두고 수사
경찰은 범죄 경위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우발 범행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말한다.
피해자 몸에 나타난 가장 깊은 상처가 7㎝로 비교적 짧은 편이고, 전문가의 소행으로 보기에는 상흔이 조잡하며 얼굴 부위에 집중적으로 상처를 낸 점 때문이다.
경찰은 "준비된 살인이었다면 급소를 찌르거나 범행이 쉽도록 좀 더 긴 도구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말다툼을 했을 때 입 주변에 상처를 많이 낸 사례 등이 있어 우발적 범행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흉기도 발견되지 않았다.
등산로 일대에서 21개의 날카로운 물건이 발견했지만, 텃밭을 운영하는 주민들이 쓰는 것일 뿐 범행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경남 마산 무학산 등산로 살해사건 때는 현장에서 5㎞ 떨어진 곳에서 흉기가 발견돼 경찰은 흉기가 현장 주변에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피해자 방어흔이나 남겨진 상처 등 과학적 자료 등을 바탕으로 했을 때 가해자는 여성보다는 남자로 추정된다는 게 경찰의 말이다.
◇ "범인은 가까운 곳에" 저인망식 수사…범인 등산로 잘 아는 듯
경찰은 A씨 주변인과 등산로 아랫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저인망식 수사를 하고 있다.
A씨가 이용한 등산로가 매우 좁은 소로여서 마을 주민이 아니면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마을에는 410여 가구가 거주한다.
경찰은 A씨 주변인 백여 명에 대해서도 탐문하고 있고, A씨 전화에 남겨진 녹음파일 3천여 개도 모두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하나하나 지워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 보면 된다"면서 "한 사람의 동선을 모두 확인하고 의심스러우면 그 의심이 지워질 때까지 다시 확인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금까지의 정황을 봤을 때 범인은 현재 경찰이 생각하는 용의자 범위는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경찰은 "범인은 이 안에 있다.
허점이 나오면 끝까지 판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미제사건에 준하는 정밀 과학수사도 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수거된 피해자 유류품 40여 점을 3차례 걸쳐 국과수에 보냈다.
피해자가 사망 당시 쓴 유류품에서 최근 DNA도 일부 나왔는데 해당 유류품은 여러 사람이 만진 것으로 알려져 의미가 있을 지에 대해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
보통 우발 범행의 경우 가해자 손에서 DNA가 많이 떨어져 나오기도 하는데, 현장에서 가해자의 체모나 체액 등 DNA가 발견된 바가 없어 가해자가 등산 장갑을 끼고 있었을 가능성도 나온다.
경찰은 다른 지역 등산로 사건 때 정밀 과학수사로 범인을 검거한 이력이 있는 만큼 경찰청에 정밀 과학수사도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정밀과학 수사에서는 모든 의류나 시료를 한올 단위로 분해해 분석하는 작업을 한다.
경찰은 "예전에 CCTV가 없을 때도 수사를 다 했다"면서 "전방위적인 수사로 반드시 잡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