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친일잔재 졸속 청산 논란…"재검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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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고 교가 작곡가 '항일운동 가문' 박태현 가능성 있는데도 친일로 몰아 교체
수창초는 이은상 작사 문제 삼아 '청산'…서석·중앙초는 이은상 작사 '보존' 광주시교육청 주도의 일선 학교에 대한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항일운동 가문의 작곡가가 작곡했을 가능성이 있는 교가를 친일로 '낙인찍어' 교체하거나 친일 행적이 뚜렷하지 않은 작사가를 문제 삼아 교가를 폐기하는 등 역사적 고증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친일청산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광주시교육청과 연합뉴스 취재 등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019년 교육현장 친일 잔재 조사 및 청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일선 학교, 동문회 등과 함께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을 했다.
대상은 친일반민족행위와 관련된 인물, 교가, 교표, 교목, 석물 등이었다.
친일반민족행위의 기준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의 친일반민족행위 결정 현황과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 인명사전 등을 토대로 정했다.
교가의 경우 친일 인명사전에 등록된 김동진, 이흥렬, 현제명이 작곡한 교가와 일제 식민지 창가 잔재의 교가(일본 음계, 군가풍 리듬, 7·5조 율격 작곡) 등을 청산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시 교육청이 2019년 12월 발간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일고 등 7개 학교 교가를 교체했고, 이후에도 일선 학교에서 교가 교체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학생 독립운동 발원지인 광주일고 교가는 실제 작곡가가 누군지 정확히 '단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가가 교체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광주일고는 1962년부터 한뿌리로 인식해온 광주서중 교가를 음표, 가사를 바꾸지 않고 차용해왔는데 1965년까지 '작사 이은상, 작곡 박태현'으로 명기됐던 것이 1966년 졸업앨범부터 '작사 이은상, 작곡 이흥렬'로 바뀌었다.
그러나 광주서중 교가는 1972년 폐교될 때까지 '작사 이은상, 작곡 박태현'으로 졸업앨범에 표기돼 있어 광주일고 교가의 실제 작곡가가 '친일'로 규정된 이흥렬로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100년 전통의 광주 수창초등학교가 지난해 친일청산 대상으로 규정해 교체한 교가의 작곡가도 박태현이어서 박태현 음악과 광주 학교 간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는 데다 광주일고(광주서중) 실제 작곡가가 박태현일 가능성도 배제 못 하게 됐다.
박태현은 '3·1절 노래' '한글날 노래'를 작곡했고, 자신의 형이 매국노 이완용 저격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하는 등 '항일운동 가문'으로 여겨진다.
수창초등학교 교장은 박태현 작곡의 교가를 교체한 이유에 대해 "작사자 이은상 씨가 친일 행적이 있고, 일본식 군가풍이어서 지난해 말 새 교가로 교체했다"며 "박태현 선생 때문에 교가를 교체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00년 이상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광주 중앙초등학교와 서석초등학교 교가를 이은상이 작사했는데도 현재까지 보존해 부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며, 결국 일부 친일 청산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공교롭게도, 전교조 출신의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수창초와 서중을 졸업했다.
역사를 전공한 광주지역 한 교원은 "마산 출신인 이은상은 이승만 당선을 돕는 문인이자 친독재 행적이 논란이 된 인물로, 친일파로 규정해 교가를 교체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수창초는 결국 항일운동 가문으로 민족의 혼이 녹아있는 노래들을 만든 박태현 선생을 땅속에 묻어버린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광주 교육계 핵심 인사는 "광주서중과 일고 교장은 한 명이어서 만일 교가 작곡가를 박태현에서 이흥렬로 바로잡은 것이라면 서중 교가 작곡가도 바뀌었을 것"이라며 "광주일고 교가 작곡가가 박태현에서 이흥렬로 바뀐 당시 사회적, 정치적 배경이 있을 수 있으며, 전반적으로 친일청산 작업에 대해 역사적 재검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수창초는 이은상 작사 문제 삼아 '청산'…서석·중앙초는 이은상 작사 '보존' 광주시교육청 주도의 일선 학교에 대한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항일운동 가문의 작곡가가 작곡했을 가능성이 있는 교가를 친일로 '낙인찍어' 교체하거나 친일 행적이 뚜렷하지 않은 작사가를 문제 삼아 교가를 폐기하는 등 역사적 고증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친일청산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광주시교육청과 연합뉴스 취재 등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019년 교육현장 친일 잔재 조사 및 청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일선 학교, 동문회 등과 함께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을 했다.
대상은 친일반민족행위와 관련된 인물, 교가, 교표, 교목, 석물 등이었다.
친일반민족행위의 기준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의 친일반민족행위 결정 현황과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 인명사전 등을 토대로 정했다.
교가의 경우 친일 인명사전에 등록된 김동진, 이흥렬, 현제명이 작곡한 교가와 일제 식민지 창가 잔재의 교가(일본 음계, 군가풍 리듬, 7·5조 율격 작곡) 등을 청산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시 교육청이 2019년 12월 발간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일고 등 7개 학교 교가를 교체했고, 이후에도 일선 학교에서 교가 교체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학생 독립운동 발원지인 광주일고 교가는 실제 작곡가가 누군지 정확히 '단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가가 교체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광주일고는 1962년부터 한뿌리로 인식해온 광주서중 교가를 음표, 가사를 바꾸지 않고 차용해왔는데 1965년까지 '작사 이은상, 작곡 박태현'으로 명기됐던 것이 1966년 졸업앨범부터 '작사 이은상, 작곡 이흥렬'로 바뀌었다.
그러나 광주서중 교가는 1972년 폐교될 때까지 '작사 이은상, 작곡 박태현'으로 졸업앨범에 표기돼 있어 광주일고 교가의 실제 작곡가가 '친일'로 규정된 이흥렬로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100년 전통의 광주 수창초등학교가 지난해 친일청산 대상으로 규정해 교체한 교가의 작곡가도 박태현이어서 박태현 음악과 광주 학교 간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는 데다 광주일고(광주서중) 실제 작곡가가 박태현일 가능성도 배제 못 하게 됐다.
박태현은 '3·1절 노래' '한글날 노래'를 작곡했고, 자신의 형이 매국노 이완용 저격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하는 등 '항일운동 가문'으로 여겨진다.
수창초등학교 교장은 박태현 작곡의 교가를 교체한 이유에 대해 "작사자 이은상 씨가 친일 행적이 있고, 일본식 군가풍이어서 지난해 말 새 교가로 교체했다"며 "박태현 선생 때문에 교가를 교체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00년 이상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광주 중앙초등학교와 서석초등학교 교가를 이은상이 작사했는데도 현재까지 보존해 부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며, 결국 일부 친일 청산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공교롭게도, 전교조 출신의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수창초와 서중을 졸업했다.
역사를 전공한 광주지역 한 교원은 "마산 출신인 이은상은 이승만 당선을 돕는 문인이자 친독재 행적이 논란이 된 인물로, 친일파로 규정해 교가를 교체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수창초는 결국 항일운동 가문으로 민족의 혼이 녹아있는 노래들을 만든 박태현 선생을 땅속에 묻어버린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광주 교육계 핵심 인사는 "광주서중과 일고 교장은 한 명이어서 만일 교가 작곡가를 박태현에서 이흥렬로 바로잡은 것이라면 서중 교가 작곡가도 바뀌었을 것"이라며 "광주일고 교가 작곡가가 박태현에서 이흥렬로 바뀐 당시 사회적, 정치적 배경이 있을 수 있으며, 전반적으로 친일청산 작업에 대해 역사적 재검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