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동산 뇌관'에 곳곳 암초…野, 노형욱·임혜숙 '정조준'
김부겸 청문회는 내달 3∼4일…행안장관 때 '패스'시킨 野, 정밀검증 별러

28일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인사청문회 정국이 본격화한다.

천 후보자에 이어 내달 4일에는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나란히 예정돼 있다.

국회 인준이 필요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내달 3~4일 이틀간 치러진다.

이번 인사 청문 시즌은 향후 정국의 기상도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여야 '청문정국' 돌입…재보선 여진 속 수싸움
여야간 희비가 명확히 갈린 4·7 재보선 직후라는 점에서 더욱 복잡한 '수 싸움'이 전개될 전망이다.

재보선 참패 이후 새 원내지도부를 꾸린 더불어민주당은 청문 정국을 정면 돌파, 국정 운영 모멘텀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야당의 '무조건 반대'식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해 임기 말 문재인 정부 임기말 레임덕을 차단하고 개혁 드라이브에 차질이 없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원칙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겠다"며 "후보자들의 업무 역량과 정책 비전을 검증하는 실질적 장이 되도록 야당도 전향적으로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거 참패의 여진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이전처럼 야당과의 강대강 대치를 불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부동산 문제가 재보선 이후 정국의 뇌관으로 등장한 만큼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후보자들의 부동산 의혹에 대해 무조건적 방패막이 역할을 하기만은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현재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교육을 위한 서울 강남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났고,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는 배우자의 농지 편법 증여와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원내 지도부를 꾸리자마자 인사청문 모니터링 전담반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며 "여당이지만 후보자들에 중대한 결격 사유가 있는지는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청문정국' 돌입…재보선 여진 속 수싸움
국민의힘은 재보선 압승으로 정국 주도권을 쥐었다고 보고 여세를 몰아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부적격자가 나오면 임명 저지를 통해 낙마시키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여당이 부적합 후보의 임명을 강행하려 할 경우 여론을 등에 업고 '거여(巨與) 독주'를 막아 세우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재보선에서 정권 심판론에 무게가 실린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장관급 인사를 야당동의 없이 29명이나 임명한 일방적 의회 운영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노형욱·임혜숙 후보자에 더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를 정조준하고 있다.

문 후보자는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보험 재테크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 회의에서 "벌써 모든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며 "도대체 청와대에 인사검증 시스템이 있기는 한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당청이 정통 관료와 전문가 중심의 개각이라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후보자들이 청와대의 '7대 인사검증 기준'에도 대거 부합하지 않는 점을 집중 부각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실정을 드러내기 위한 정책 질의 준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노 후보자를 상대로 집값 안정을 위한 복안을 캐물으며, 부동산 대책 실패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따른 민심 이반을 부각할 태세다.

여야 '청문정국' 돌입…재보선 여진 속 수싸움
국회 인준 표결이 필요한 김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 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김부겸 후보자가 지난해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으로 지칭한 점과 후보자의 딸이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은 상당수가 검증되지 않은 만큼 야당의 공세를 전면 차단해 엄호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자가 평소 야권 인사들과도 두루 소통하고 지냈고 과거 행안부 장관 청문회를 비교적 무난하게 넘겼다는 점에서 야당이 결국에는 인준에 협조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당 내에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기초 검증이 다 된 의원 출신이라 인준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