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못생긴 놈한테 차였잖니."

배우 윤여정이 2009년 개봉한 영화 '여배우들'에서 '갔다 온' 경험이 있는 이미숙, 고현정과 샴페인 잔을 기울이며 이혼에 관해 속내를 털어놓던 중 전 남편인 가수 조영남을 두고 하는 얘기다.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26일, 조영남이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전 부인인 윤여정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윤여정은 1966년 데뷔해 ‘장희빈’(MBC)와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1971), ‘충녀’(1972)로 인기를 누렸다. 그는 서울 무교동 음악다방 쎄시봉에서 조영남을 만나 사랑에 빠졌으며 1970년대 중반 결혼 후 미국으로 건너갔고 두 아들을 낳았으나 1987년 이혼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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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 해도 이혼한 여배우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었던 시기라 윤여정은 본의 아니게 공백기를 거쳐야 했다.

이후 윤여정은 '생계형' 배우로 전선에 뛰어들었다. 오스카 수상 후 소감에서도 밝혔듯 두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열심히 연기를 해야 했다.

윤여정은 이혼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조영남은 '어느날 사랑이' 등의 책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바람을 피워서 이혼하게 됐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가수 조영남/사진=연합뉴스
가수 조영남/사진=연합뉴스
중앙일보에 따르면 조영남은 윤여정 수상에 대해 "그 여자가 나한테 바람피운 남자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한 것 같다"며 "그 친구가 지금 잘나가고 있는데 내가 군더더기 이야기할 필요 없다. (윤여정이) 다른 남자 안 사귄 것에 대해 한없이 고맙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윤스테이', '윤식당'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식과 손자 뻘 스타들과도 허물없이 어울리며 세대를 넘나드는 사랑을 받고 있다.

화가로 변신한 조영남은 조수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그림을 자신의 작품으로 팔았다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