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20여명 축구 후 다음날 1명 확진…단장도 접촉자 분류돼 자가격리
"부인, 코로나19에도 부대 골프장 수시출입"…공군 "골프장 지침 전반적 점검"
집단감염 사천 비행단장, 노마스크 축구에 부대 부부골프 논란
석 달 만에 또다시 집단감염이 터진 경남 사천 공군부대 '원스타'가 확진자가 나온 이른바 '노(no) 마스크 축구'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돼 방역지침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지휘관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부대 내 골프장에서 참모들을 대동한 채 주말마다 '부부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져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사천 제3훈련비행단장인 A 준장은 지난 22일 부대 내 운동장에서 간부 20여 명과 함께 축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 준장을 포함한 간부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축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당시 축구를 했던 간부 1명이 고열 증세를 보여 검사한 결과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같은 날 민간인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 중이던 다른 간부 1명도 같은 날 확진되며 이날 오전 10시 현재 해당 부대 누적 확진자는 하루 새 9명이 됐다.

최초 확진자 및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데다 현재 부대원 1천600여 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A 준장은 1차 검사에서는 일단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집단감염이 터진 부대 내 조치 상황 등도 '화상회의'로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측은 A 단장을 포함한 간부들의 방역지침 위반과 관련해 "축구 당일 체감온도가 26도까지 올라가 자율적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과 방역당국은 실외 운동 중이라도 2m 이상 거리두기가 안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접촉이 많은 축구 경기 방식을 고려하면 마스크 미착용은 지침 위반에 해당한다.

문제는 해당 부대의 경우 집단감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작년 말 A 준장이 단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 만인 1월 중순께 간부 2명의 확진을 시작으로 2월 초까지 누적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당시에도 결국 최초 감염 경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다른 군부대에서는 한 차례 터질까 말까 한 집단감염이 석 달 사이 두 차례나 발생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이번 '노마스크 축구' 사례와 유사하게 지휘관인 A 준장의 도의적 책임도 적지 않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연합뉴스에 "A 준장이 경기권에 거주하는 자신의 부인을 매주 주말 사천 부대로 불러 골프를 치게 한다"며 "단장부터가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으니 제3훈련비행단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부대 기능이 마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특히 '부부 골프'에 참모들도 매번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공군에 따르면 체력단련장으로 불리는 부대 골프장은 각 군 차원에서 지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는데, 군인 가족에 대해서는 별도 지침이 없다.

결과적으로 허술한 지침 탓에 방역수칙 위반으로 보긴 어렵지만, 최근 가족이나 민간인 접촉 후 확진된 사례가 군내에서 잇달아 나오면서 부대별로 외부인 출입을 최소화하는 등 전군 차원의 '방역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지휘관부터 솔선수범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연합뉴스는 A 준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A 준장은 자세한 설명 대신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보정훈실에 연락해달라. 방역지침 위반 사항은 없다"고만 답했다.

이와 관련 공군 측은 "부인이 부대에서 참모들과 골프를 친 일은 있지만, 평상시랑 똑같이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향후 체력단련장 이용과 관련해 공군의 전반적 방역 지침과 연계해 문제점이 없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공군은 사천 부대에서 집단감염이 또 발생하자 전날 이성용 공군참모총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필수작전요원을 제외한 전 장병 및 영내·외 관사 가족의 사천 기지 내 출입 및 이동 금지"를 지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