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공격적인 노선 확장…정부도 2022월드컵 앞두고 지원 강화

카타르 국영 카타르 항공이 오랜 경쟁사인 에미레이트 항공을 제치고 세계 최대 국제선 운영 항공사의 자리에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카타르 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항공사들이 운영노선과 직원을 줄인 것과는 달리 공격적인 노선 확장과 직원 채용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렸다.

카타르 항공은 지난해 승객이 거의 없는 노선에도 계속 취항하고 경쟁 항공사에서 해고된 직원들을 흡수하는 등 풍부한 재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했다.

항공정보업체 OAG에 따르면 현재 카타르 항공은 다른 어떤 항공사보다 많은 국제선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26일 기준 카타르 항공의 국제선 운항 용량은 에어프랑스의 2배가 넘으며 델타항공보다는 3분의 2 정도 많다.

역내 경쟁사인 에미레이트 항공보다도 13% 많은 수준이다.

카타르 항공은 에미레이트 항공보다 나흘 앞선 지난 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승무원만 탑승시킨 항공편을 운항하기도 했다.

카타르 항공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다른 항공사들이 운항을 앞다퉈 중단할 때도 320만명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항공편을 운영했으며 샌프란시스코와 호주 브리즈번, 코트디부아르 아비장, 가나 아크라 노선 등에 신규 취항했다.

이런 노력은 시장 점유율 증가로 이어졌다.

시애틀 국제공항 통계에 따르면 카타르 항공은 올해 초 취항한 시애틀노선에서 지난달 22.3%의 아시아발 여객 수요 점유율을 기록, 9년 전부터 이 노선에 취항한 에미레이트 항공(16.7%)을 앞질렀다.

호주 노선에서도 지난 2월에 145편을 운항해 1년 전 3.6%였던 점유율을 16.2%까지 올렸다.

반면 에미레이트 항공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한 지난해 3월 대부분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한 뒤 점진적으로만 운항을 늘려왔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국제선 취항노선은 현재 110개 노선으로 코로나19 전 150여개 노선보다 대폭 축소된 상태다.

저널은 카타르 정부가 2022년 월드컵을 앞두고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지원을 강화한 것이 카타르 항공이 공격적인 경영을 할 수 있던 요인이라면서 여기에 올해 1월 중동국가들과 국교를 회복한 것도 카타르 항공에는 호재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에미레이트 항공보다 9년 늦은 1994년 설립된 카타르 항공은 에미레이트 항공과 협력과 경쟁을 반복해오다 2017년 이슬람 테러 조직 지원 등을 이유로 아랍에미리트 등이 카타르와 단교한 뒤 다시 경쟁 관계로 돌아섰다.

카타르 항공, 세계 최대 국제선 운영 항공사 등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