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자발적 물밑지원…'분산투자' 전략적 선택 관측도
이재명계, 당권 3인 캠프에 고루 포진…대선용 보험들기?
더불어민주당의 5·2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 의원들의 표심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계는 이번 당 대표 경선에 직접 출전하지는 않은 상태다.

공식적으로는 중립을 표방한 가운데 의원 일부가 당권주자 3인방 내부에 고루 포진돼 있다.

친소에 따른 자발적 선택의 모양새를 취하고 있으나 대선을 앞두고 차기 지도부의 공정한 경선 관리를 담보하기 위한 '분산투자' 성격도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임종성 의원은 의원실 직원을 송영길 후보 캠프로 파견해 조직 관리 등의 업무를 돕고 있다.

임 의원은 경기 도의원에 출마했을 때 송 후보가 지원 유세를 하는 등 도움을 받은 인연으로 송 후보를 돕게 됐다고 한다.

이 지사의 중앙대 후배인 김남국 의원 역시 송 후보 지원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 친명'으로 불리는 김병욱 의원은 친문 핵심인 홍영표 후보를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김 의원은 홍 후보가 원내대표였을 때 원내부대표로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홍 후보의 동국대 후배인 이규민 의원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 지사 측근인 김영진 의원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을 계기로 우원식 후보를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재명계 차원에서 집단적으로 특정 당 대표에게 힘을 몰아주거나 '비토'하는 대신 소속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당권주자들을 돕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한 측근 의원은 "조직적으로 논의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의원 각자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계, 당권 3인 캠프에 고루 포진…대선용 보험들기?
최고위원 후보 중 백혜련 의원이 이재명계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계파 대표성을 띠고 출마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이재명계와 백 의원 측의 설명이다.

당내에서는 이 지사가 여권 1위 대권주자인 만큼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부담을 피하면서도 향후 대선 경선 일정과 룰을 관리할 차기 지도부와 끈끈한 연을 쌓아두려는 전략적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재명계의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이 특정 캠프에 몸담지 않은 것을 두고도 같은 시선이 나온다.

이 지사는 올해 들어 대권 지지율에서 당내 독주 체제를 이어왔다.

하지만 친문이 주류인 당내에서 현역 의원 등의 기반은 아직 탄탄하지 않은 편이다.

여론조사상 지지율은 높은 편이지만 '이재명 비토' 정서가 친문과 강성 당원 일부에 남아 있어 예선전인 당내 경선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당 관계자는 "이재명계 입장에선 당권주자들을 간접 지원하는 것이 '보험' 성격도 있을 것"이라며 "당 선거를 간접 경험해봄으로써 향후 대선 캠프에서의 조직 운영을 준비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