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서 폐콘크리트 수천t 불법 투기한 업체 대표 집행유예

제주지법 "죄질 가볍지 않지만 섬 특성 고려"

제주도의 부속 섬인 추자도에서 폐콘크리트 수천t을 임야에 불법 투기하고, 유해 물질이 포함된 레미콘 세척 폐수를 연안에 흘려보낸 건설업체 대표 2명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 심병직 부장판사는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건설회사 대표 A(55)씨 등 2명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00만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 등은 2013년과 2014년 제주시 추자면 일명 '석산'에 폐콘크리트 2천900여t을 투기하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특정수질유해물질이 포함된 레미콘 세척수를 같은 곳에 버려 수만ℓ에 달하는 폐수가 연안 해역으로 흘러들게 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특정수질유해물질이 포함된 레미콘 세척 폐수를 공공수역에 배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굳지 않은 레미콘이 해안가 바닥에서 발견된 점 등을 들어 법원은 이들 주장을 배척했다.

심 부장판사는 "장기간에 걸쳐 폐기물을 투기하고, 폐수배출시설을 설치·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공공수역으로 누출한 범행은 심각한 환경훼손이 발생할 수 있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추자도라는 지역의 특성 때문에 범행이 발생한 부분이 있고, 피고인들이 범행을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