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소소한 대화를 무시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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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조직의 리더로서 조직 구성원과 업무적으로 또는 일상 대화에서 얼마나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가? 리더와 조직 구성원간의 대화에서 누가 더 부담스러울까? 조직 구성원들이 즐거운 근무환경과 소속감을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리더가 먼저 다가가 소소한 대화를 시도해 긴장감을 털어 내면 어떨까? 소소한 대화이지만 그 결과는 결코 소소하지 않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늘어나다 보니 과거에 일상적이었던 '소소한 대화(small talk)'가 줄어든 상황이다. 쓸 데 없는 잡담을 안 하니 업무효율이 더 오를 건만 같은데 오히려 가벼운 인사나 근황을 묻는 소소한 대화가 함께 했을 때 구성원의 긍정성과 창의성을 증가시키고 번 아웃도 막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따뜻한 ‘스몰 토크’의 힘)
여기 좋은 사례가 있다.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빌 캠벨의 영향을 받은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CEO시절 매주 월요일 오후 1시 임원회의를 할 때 사람들이 회의실에 들어와 앉으면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물어봤다. 또는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있으면 비공식 여행보고서를 제출하라고도 했다. 왜 그랬을까?
빌 캠벨과 에릭 슈미트는 즐거운 근무환경과 높은 성과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학자들은 가족이나 자신의 취미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즐거운 근무환경을 달성하는 손쉬운 방법이라고 하며 이를 사회 정서적 소통(socioemotional communication)이라 부른다. 이러한 대화는 가족과의 생활, 개인 생활을 공유함으로써 팀원들이 서로를 인간으로서 알아갈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전문가로서 또는 직책에 따른 의무감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것보다 한 인간으로서 모든 사람이 즐거운 마음으로 회의를 시작할 수 있게 한다.
구글에서 월요일 회의를 시작할 때 참석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주말에 있었던 카이트 보딩(패러글라이딩과 웨이크 보드가 합쳐진 형태로 하늘에 띄운 대형 연이 바람의 힘으로 보드를 끌면서 스피드를 즐기는 레포츠) 등 익스트림 스포츠와 함께 일상적인 이야기가 긴장감을 줄이고 자신감을 고취시킨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사이토 다카시는 <잡담이 능력이다>에서 초보자는 용건부터 전하고 프로는 잡담으로 시작하라고 주문한다. 그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나와 상대의 거리를 좁혀 주고 어색함이 사라지게 하는 것은 바로 잡담(small talk)이라고 하면서 이 잡담은 훈련하면 누구나 능숙해 진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잡담의 효과적인 방법은 리더와 조직 구성원에게 실용적인 팁을 주고 있다.▪우선 칭찬으로 시작한다. ▪상대가 한 말에 질문으로 되받는다. ▪일상생활의 사건 사고는 잡담할 절호의 기회이다. ▪일상의 궁금증은 훌륭한 잡담의 소재이다.▪사람은 사실 누구나 수다쟁이다. ▪연령별 핫한 잡담 키워드에 안테나를 세운다. ▪상대와 구체적인 공통점을 한 가지 찾는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리액션, 제스처가 중요하다. ▪잡담도 베푼 만큼 돌아온다. ▪잡담에서 본론으로 전환하는 스킬을 배워야 한다.
축구 농구 배구 등 팀 단위 스포츠 해설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팀이 이기고 있을 때나 지고 있을 때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 간에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라고 주문한다. 왜 이런 주문을 할까? 특히 팀이 어려울 때 선수들 간 대화를 통한 소통으로 서로 격려하여 긴장감을 완화하고 원 팀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팀 분위기를 살려 좋은 성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조직도 마찬가지다.
연구에 의하면 팀 회의는 사람들과 교류하기에 굉장히 좋은 기회다. 여기서 리더의 어려움은 정해진 회의 시간 내 회의 목적 달성이라는 압박감과 더불어 참석자들에 대한 동등한 발언 기회를 어떻게 줄 것인가? 이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의 공감을 받는 자신만의 소소한 대화의 필살기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회의를 시작할 때 이런 작업을 해보자. 상황에 맞는 유머의 구사, 조직 구성원들에게 지난주 있었던 일에 대해 팀 동료 또는 다른 부서에게 감사 표시하게 하기, 최근 가장 즐거웠던 이야기 질문하기,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그 의미를 되묻기 등이다. 이렇게 하면 조직 구성원들의 에너지를 높이고, 그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다.
<소소(小小)하다>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작아서 대수롭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소한 일상이 모여 큰 꿈을 이루게 된다. 한강의 최초 발원지에 물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나 이 적은 것이 거대한 한강을 이룬다. 커뮤니케이션 마술사라고 불리는 수잔 로앤(susan roane)이 한 말을 마음에 담아보자. “Small talk is the biggest talk we do.” 당신은 리더로서 어떤 느낌이 드는가?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늘어나다 보니 과거에 일상적이었던 '소소한 대화(small talk)'가 줄어든 상황이다. 쓸 데 없는 잡담을 안 하니 업무효율이 더 오를 건만 같은데 오히려 가벼운 인사나 근황을 묻는 소소한 대화가 함께 했을 때 구성원의 긍정성과 창의성을 증가시키고 번 아웃도 막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따뜻한 ‘스몰 토크’의 힘)
여기 좋은 사례가 있다.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빌 캠벨의 영향을 받은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CEO시절 매주 월요일 오후 1시 임원회의를 할 때 사람들이 회의실에 들어와 앉으면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물어봤다. 또는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있으면 비공식 여행보고서를 제출하라고도 했다. 왜 그랬을까?
빌 캠벨과 에릭 슈미트는 즐거운 근무환경과 높은 성과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학자들은 가족이나 자신의 취미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즐거운 근무환경을 달성하는 손쉬운 방법이라고 하며 이를 사회 정서적 소통(socioemotional communication)이라 부른다. 이러한 대화는 가족과의 생활, 개인 생활을 공유함으로써 팀원들이 서로를 인간으로서 알아갈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전문가로서 또는 직책에 따른 의무감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것보다 한 인간으로서 모든 사람이 즐거운 마음으로 회의를 시작할 수 있게 한다.
구글에서 월요일 회의를 시작할 때 참석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주말에 있었던 카이트 보딩(패러글라이딩과 웨이크 보드가 합쳐진 형태로 하늘에 띄운 대형 연이 바람의 힘으로 보드를 끌면서 스피드를 즐기는 레포츠) 등 익스트림 스포츠와 함께 일상적인 이야기가 긴장감을 줄이고 자신감을 고취시킨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사이토 다카시는 <잡담이 능력이다>에서 초보자는 용건부터 전하고 프로는 잡담으로 시작하라고 주문한다. 그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나와 상대의 거리를 좁혀 주고 어색함이 사라지게 하는 것은 바로 잡담(small talk)이라고 하면서 이 잡담은 훈련하면 누구나 능숙해 진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잡담의 효과적인 방법은 리더와 조직 구성원에게 실용적인 팁을 주고 있다.▪우선 칭찬으로 시작한다. ▪상대가 한 말에 질문으로 되받는다. ▪일상생활의 사건 사고는 잡담할 절호의 기회이다. ▪일상의 궁금증은 훌륭한 잡담의 소재이다.▪사람은 사실 누구나 수다쟁이다. ▪연령별 핫한 잡담 키워드에 안테나를 세운다. ▪상대와 구체적인 공통점을 한 가지 찾는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리액션, 제스처가 중요하다. ▪잡담도 베푼 만큼 돌아온다. ▪잡담에서 본론으로 전환하는 스킬을 배워야 한다.
축구 농구 배구 등 팀 단위 스포츠 해설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팀이 이기고 있을 때나 지고 있을 때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 간에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라고 주문한다. 왜 이런 주문을 할까? 특히 팀이 어려울 때 선수들 간 대화를 통한 소통으로 서로 격려하여 긴장감을 완화하고 원 팀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팀 분위기를 살려 좋은 성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조직도 마찬가지다.
연구에 의하면 팀 회의는 사람들과 교류하기에 굉장히 좋은 기회다. 여기서 리더의 어려움은 정해진 회의 시간 내 회의 목적 달성이라는 압박감과 더불어 참석자들에 대한 동등한 발언 기회를 어떻게 줄 것인가? 이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의 공감을 받는 자신만의 소소한 대화의 필살기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회의를 시작할 때 이런 작업을 해보자. 상황에 맞는 유머의 구사, 조직 구성원들에게 지난주 있었던 일에 대해 팀 동료 또는 다른 부서에게 감사 표시하게 하기, 최근 가장 즐거웠던 이야기 질문하기,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그 의미를 되묻기 등이다. 이렇게 하면 조직 구성원들의 에너지를 높이고, 그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다.
<소소(小小)하다>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작아서 대수롭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소한 일상이 모여 큰 꿈을 이루게 된다. 한강의 최초 발원지에 물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나 이 적은 것이 거대한 한강을 이룬다. 커뮤니케이션 마술사라고 불리는 수잔 로앤(susan roane)이 한 말을 마음에 담아보자. “Small talk is the biggest talk we do.” 당신은 리더로서 어떤 느낌이 드는가?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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