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아트센터 리사이틀…"제가 뭐 연주할까요?" 돌발 질문도
열달 만에 국내 무대 오른 손열음…앙코르 8번 '깜짝 선물'
피아니스트 손열음(35)이 약 10개월 만에 국내 무대에 섰다.

지난해 '슈만' 앨범을 내고 전국 투어를 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서울과 김해 등 2곳에서만 공연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다.

지난 18일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오랜만의 대면 공연에 들뜬 듯한 손열음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6번' 1악장 연주 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어릴 적 자주 연주한 곡을 들려드리겠다"며 8번째인 마지막 앙코르곡을 선물했다.

손열음은 "한국 나이로 5살 때 처음 아파트 상가 앞 피아노학원에 다녔는데 1년 뒤 서울에 있는 선생님을 소개받았다"며 "그 선생님이 (강동아트센터) 근처에 사셨는데 오랜만에 돌아온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90분간 멘델스존의 '론도 카프리치오소', 브람스의 '여섯 개의 피아노 소품', 쇼팽의 '발라드 2번',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를 연주한 뒤 35분간 라흐마니노프, 모슈코프스키, 카푸스틴, 모차르트 등의 곡을 추가로 선보였다.

1·2부 본 공연은 다소 정적이며 감상할 때 집중력이 필요한 곡들로 이뤄졌는데, 사실상 3부 성격을 띤 앙코르 연주에서는 관객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에너지 넘치는 곡들을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처럼 느껴졌다.

앙코르 연주를 이어가던 손열음은 "제가 뭐 연주할까요?"라며 관객들에게 돌발 질문도 던졌다.

이에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드뷔시의 '달빛',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등 주문이 쏟아졌다.

손열음이 "'라 캄파넬라'는 며칠 전에 했어요.

못해요"라며 고개를 젓자 객석에선 가벼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열달 만에 국내 무대 오른 손열음…앙코르 8번 '깜짝 선물'
공연 직후 만난 손열음은 "지난주 두 차례 지방 무대에서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대면 공연을 하니까 감정적으로 복받치는 느낌을 받았다"며 "서울 공연에서는 좀 더 재미있는 기분을 느끼면서 연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2월 '모던타임즈' 리사이틀 이후 5년 만에 강동아트센터를 찾았다.

원래 지난해 리사이틀을 열고자 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두 차례 취소된 후 이번에서야 강동 무대에 올랐다.

손열음은 종종 '앙코르 퀸' 또는 '앙코르 여왕'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6년 2월 27일 예술의전당에서 연 '모던타임즈' 리사이틀에서는 앙코르로 10곡을 연주했는데, 그가 지금까지 가장 많은 앙코르곡을 연주한 무대다.

그는 "앙코르 연주는 당일 컨디션과 공연장 분위기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만드는 거로 생각한다"며 "관객들이 본 공연 프로그램의 여운을 유지하고 싶다는 게 느껴질 땐 앙코르 연주를 안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손열음은 마지막 앙코르곡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어릴 때 1주일에 한두 번, 콩쿠르를 앞두고는 서너 번씩 원주와 강동을 오가며 3~4년간 레슨을 했는데 피아니스트를 꿈꿀 때 자주 연주해 특별한 곡"이라고 강조했다.

열달 만에 국내 무대 오른 손열음…앙코르 8번 '깜짝 선물'
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인 그는 올해 7월 말 개막하는 여름 음악제도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국 대표 음악가를 섭외했고, 실내악 무대뿐만 아니라 여러 형태의 공연을 선보일 거라고 전했다.

다음 달에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1주기를 맞아 올해 7월 앨범을 내기 위해 마무리 작업 중이라고도 했다.

지난 2월 스위스에서 녹음한 소나타와 소나티네, 에튀드(연습곡), 변주곡 등 16곡이 담긴다.

대전(15일)과 천안(16일), 서울 노원(17일)과 강동 등 네 차례 공연을 마친 손열음은 울산(22일), 창원(23일), 부산(24일)에서 세 차례 더 리사이틀을 연다.

이후 출국해 몰타, 포르투갈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