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청사 흩어져 불편…"여론조사로 별관 증축 의견 수렴"
전창곤 시의회 의장 "코로나 위기 상황…그럴 때 아냐"

권오봉 전남 여수시장이 본청사 별관 증축에 반대해온 시의회에 합동 여론조사를 제안했지만, 시의회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권 시장은 시민 편의 등을 내세우며 별관 증축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시의회는 '예산 낭비'라며 반대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수시 별관 증축 여론조사 제안에 시의회 '난색'
20일 여수시에 따르면 권 시장은 전날 영상 브리핑을 열어 "여수시와 시의회는 시민의 뜻에 따라 서로 간 논의를 거쳐 여수시 본청사 별관 증축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객관적인 여론조사를 추진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용하자"고 주장했다.

권 시장은 "3여 통합의 위대한 시민정신은 여수의 눈부신 발전을 가져왔으나 청사 문제는 23년간 실현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며 "하루빨리 객관적인 여론조사를 해서 청사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고 해결을 원하는 것이 다수 시민의 여론이다"고 강조했다.

합동 여론조사 제안에 대해 전창곤 여수시의회 의장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 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본청사 별관 증축 문제를 가지고 작년부터 오랫동안 소모적인 논쟁을 벌였다"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서민의 민생을 돌봐야 한다"며 "별관 증축 문제는 코로나 상황을 극복하고 난 뒤 시민의 의견 물어서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의회라는 대의 민주주의가 엄연히 있는데 직접 민주주의를 하자는 것 아니냐"며 "의회의 본질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권 시장이 시민의 뜻을 묻는 여론조사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전 의장이 거부하면서 본청사 별관 증축 문제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 본청사는 1998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 3여(麗) 통합으로 학동에 있는 1청사에 자리 잡았다.

이후 여서청사와 국동 임시별관 등 8곳에 사무실이 흩어져 있어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문수청사는 여수교육지원청에서 무상으로 빌려 사용했으나 2018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며 청사 통합론이 제기됐다.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여수시가 상정한 별관증축 사업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의결안과 관련 예산을 "예산 낭비"라며 전액 삭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