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이광재 등판설…양정철, 정권재창출 행보 나설듯
'마음 줄 주자가 없다'…분수령 맞는 친문 제3후보론
더불어민주당 대권 레이스에서 친문발(發) 제3후보론이 기로에 놓였다.

일부 친문 의원들 사이에서는 '빅 3'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중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힘을 실어줄 만한 제3후보도 현재로선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 달 2일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끝난 뒤 86운동권 출신 그룹의 대표 주자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광재 의원의 등판 여부가 제3후보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 청와대 출신인 한 친문 의원은 20일 "마음 둘 곳이 없는 의원들이 여전히 있다"며 "제3의 선택지를 기다려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 당내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지만, 과거 대선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탓에 친문 진영 일각에선 '비토' 정서가 남아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또 다른 친문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야겠다는 사람들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이 지사도 당 지지층의 상당한 지지를 받게 됐지만, '반(反) 이재명' 정서가 강한 사람들 또는 친문 후보를 세워야 한다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마음 줄 주자가 없다'…분수령 맞는 친문 제3후보론
한때 이 지사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지지율이 하락하며 최근에는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 역시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지만 2∼3%대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는 것이 숙제다.

이런 상황에서 제3후보로 거론됐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재판 탓에 대선 경선 레이스 참여가 불투명하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최근 "장난감 취급하지 말라"며 출마설을 일축한 상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사실상 불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4·7 재보선 참패로 확인됐듯이 여권 전반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도 친문발 제3후보론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그러나 친문 진영에서는 여전히 제3후보론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임종석 전 실장과 이광재 의원도 가까운 친문 인사들과 상의하며 출마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김두관 박용진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초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지사를 비롯한 '빅3'의 끈질긴 러브콜에도 '원팀' 기조를 지켜온 양 전 원장은 5.2 전당대회 이후 정권재창출을 위한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친문 의원은 "정치는 생물이라 지지율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제3후보 변수가 아예 사라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음 줄 주자가 없다'…분수령 맞는 친문 제3후보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