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 부활의 선두 주자…홈런·타점 2위 수직상승
"노스텝 타격폼에서 레그킥으로 변화…더 성장할 것"
'3점포만 4개' 한화 노시환, 화약 타선 재건 의지 "기대해 달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타선은 과거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린 적이 있었다.

빙그레 시절 장종훈, 이정훈, 이강돈 등 강타자들이 연일 홈런포를 가동했고, 2000년대엔 김태균과 이범호를 중심으로 강력한 모습을 뽐냈다.

홈런은 한화의 상징이자 주 무기였다.

그러나 한화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암흑기를 거치면서 팀의 장점을 잃어버렸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 1, 2위를 다투던 팀 홈런 수는 급감했고, 언제부턴가 야구팬들은 한화 타선을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지난해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상징, 김태균이 은퇴했다.

올해 한화 타선은 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치 않던 선수들이 연일 홈런을 쏘아 올리며 한화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특히 이 선수의 활약이 대단하다.

2019년 입단한 한화 차세대 거포 노시환(21)이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 106경기에서 타율 0.220, 12홈런, 43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노시환은 올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팀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그는 19일까지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6, 4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공동 2위, 타점은 단독 2위다.

특히 노시환은 4개의 홈런을 모두 3점 홈런으로 장식하는 등 질 높은 타구를 많이 만들고 있다.

노시환은 입단 때부터 큰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다.

한화 내부에선 장타력과 안정된 수비력을 갖춘 노시환을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했고, 입단 첫해부터 91경기에 투입하는 등 많은 기회를 주며 경험을 쌓게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해엔 시즌 개막 때부터 노시환을 주전 3루수로 고정했다.

경험을 쌓고 주전 자리를 보장받은 노시환은 마음껏 자기 스윙을 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기술적인 변화도 있었다.


시환은 지난 시즌 앞발을 들지 않는 '노스텝' 타격폼을 고수하다 시즌 중반부터 다리를 드는 '레그킥' 타격폼으로 수정했다.

노스텝은 두 발을 땅에 지지하기 때문에 정확한 타격을 할 수 있지만, 배트에 힘이 많이 실리지 않아 장타력이 떨어질 수 있다.

레그킥은 반대다.

정확성 대신 장타력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 두 가지 타격폼을 두고 고민하다가 조니 워싱턴 신임 타격 코치와 타격폼 수정 작업을 거쳐 새로운 레그킥 타격폼을 만들었다.

노시환은 19일 통화에서 "앞발을 드는 타격폼은 정확성 측면에서 떨어질 수 있지만,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한 뒤 벗어나는 공은 손대지 않는 방법으로 약점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 코치는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선 장타력을 극대화하는 레그킥 타격폼이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노시환은 현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자만하지 않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언제든지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 부임 후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치기 때문에 내야수들의 체력 소모가 많다.

노시환은 "사실 처음에는 수비 위치 이동이 복잡해서 적응하기 어려웠다"며 "지금도 완벽하진 않지만, 점차 경기하면서 적응하고 있다.

체력 관리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해서 운동량을 잘 조절한다"고 말했다.

노시환은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보지 못한 세대다.

그는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 이듬해인 2000년에 태어났다.

한화의 전성기를 본 적은 없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활약상도 전해 들었을 뿐이다.

그러나 노시환은 팬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김태균 선배처럼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많은 팬이 어떤 점을 기대하고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쉬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