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명품 브랜드 불가리와 함께 롤러블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 VVIP 행사를 열었다고 19일 발표했다. 스위스 취리히 불가리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이 롤러블 TV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명품 브랜드 불가리와 함께 롤러블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 VVIP 행사를 열었다고 19일 발표했다. 스위스 취리히 불가리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이 롤러블 TV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전자 제공
TV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과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가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LCD 패널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른 반면 OLED 패널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중국 업체들이 수익성 회복을 위해 LCD 패널 공급량 조절에 나선 것과 달리 LG디스플레이는 ‘OLED 대중화’를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영향도 크다. 올해 OLED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두 배 늘면서 TV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5인치 LCD 4년 만에 200달러 돌파

1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범용 제품인 55인치 기준 올 1분기 OLED 패널 평균 가격은 510달러, LCD 패널은 200달러였다. 전년 동기 대비 OLED 패널은 8.1% 하락했지만 LCD 패널은 73.9% 급등했다. 두 패널 간 가격차는 1년 만에 440달러에서 310달러로 좁혀졌다.

이달엔 55인치 LCD 패널 가격이 206달러까지 치솟았다. 2017년 7월(207달러) 후 약 3년10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달러를 넘어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유통업체와 TV 제조사의 LCD 패널 재고가 적정 재고의 60% 수준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LCD TV의 주요 부품인 유리기판, IC 등의 공급 부족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업체 LCD 공급 조절

TV용 LCD 패널 가격 상승은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TV용 LCD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이후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업체가 시장 주도권을 쥐게 됐다. 2018년까지 10세대 LCD(가로 약 2900㎜, 세로 약 3100㎜) 라인을 공격적으로 늘렸던 중국 업체들은 최근 숨을 고르며 패널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와 한국 기업을 겨냥해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친 영향으로 악화된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의도다.

OLED 시장에선 LG디스플레이가 패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광저우 공장이 가동되면서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생산 능력이 유리 원판 기준 월 8만 장에서 월 14만 장으로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던 TV용 OLED 패널 가격을 낮추고, 공급량은 늘릴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삼성전자 OLED TV 판매설 나와

전자업계는 두 패널의 가격차가 좁혀질수록 OLED TV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옴디아는 올해 OLED TV 판매량이 580만 대를 기록해 지난해(365만 대)보다 58.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공급 목표(800만 대)를 근거로 “올해 OLED TV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두 배 늘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OLED TV를 제조하는 업체가 새로 등장할지도 관심사다. 현재 주요 TV 제조업체 중 OLED TV를 내놓지 않은 곳은 중국 TCL과 하이얼, 삼성전자 정도다. 최근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경영진이 만나 OLED 패널 공급 관련 논의를 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CEO)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