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화이자·모더나 거부 이유는 자사 백신 안전하기 때문"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다른 제약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전증이 발생하는 문제를 두고 공동조사를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제안을 받은 제약사 중 아스트라제네카만 동참 의지를 밝히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J&J는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혈전증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난주 유럽에서 제기된 뒤 다른 제약사와 접촉을 시작했다.
J&J는 지난 9일 컨설턴트와 변호사들까지 참여하는 4개 제약사 주간협의에서는 백신 안전과 관련한 이같은 협력 안건을 꺼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메일과 전화로 '비공식 동맹'을 결성해 백신 접종 후 혈전 사례를 함께 검토하고, 대중의 우려에 공동 대처하자고 은밀히 요청했다.
한 관계자는 J&J가 다른 제약사들에 혈전 발생 사례를 함께 살펴보고 공동성명(general statement)을 내는 데 관심이 있는지를 물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제약사들 간 논의과정에서 4개 제약사가 전문가 패널을 구성, 백신을 맞은 뒤 혈전이 발생한 모든 사례를 검토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고 전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공동조사에 의욕을 나타내면서, J&J가 다른 제약사와 접촉하도록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J&J와 마찬가지로 자사 백신 접종자에게서 매우 드물게 희귀 혈전증이 나타나는 문제를 마주한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J&J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 플랫폼으로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나 J&J와 달리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만드는 화이자와 모더나는 J&J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자와 모더나 경영진은 자사 개발 백신이 안전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J&J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특히 이들 중 한 회사는 J&J 등과 보조를 맞추면 자신들의 백신 안전성에 오히려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미 당국과 제약사가 혈전 발생 사례를 조사하고 원인을 찾는 상황에서 제약사의 공동조사는 중복이 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 보건당국은 지난 13일 얀센 백신을 접종한 뒤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뇌정맥동혈전증(CVST)'이 나타난 사례 6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며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이에 미국 대다수 주(州)가 얀센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접종 후 CVST 등 희귀 혈전증이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돼 여러 국가에서 접종 대상을 고령층으로 한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