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개막
극장 곳곳 배우 동선이 바로 무대…온라인 극장에 없는 매력 흠뻑
'자이툰 파스타'는 말했다…연극의 자리는 극장이라고
코로나 시대에도 연극이 있어야 할 자리는 역시 극장이었다.

'코로나19' 이후 배우, 제작진, 관객 모두 극장을 찾기가 어려워지자 연극은 온라인 무대 진출을 본격화했다.

고화질 장비로 촬영한 연극 무대 영상을 관객이 어느 때라도 온라인상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극장이 주는 공간감, 관객과 무대의 팽팽한 긴장은 온전히 영상에 담기가 어려웠다.

관객이 최대한 소극장 분위기를 내며 온라인 극장에 집중해도 연극 무대가 줬던 매력을 그대로 가져오기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국립극단이 16일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올린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는 연극이 왜 극장에 있어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이 공연은 박상영의 동명 소설을 연극화한 것이다.

성소수자 이야기를 평범한 청춘들의 일상에서 풀어냈다.

임지민 연출은 이야기 전개를 객석 전면 무대로 국한하지 않았다.

형식의 틀을 깨고서 관객을 무대 위 360도 회전의자에 앉혔다.

'자이툰 파스타'는 말했다…연극의 자리는 극장이라고
125분간의 관람 시간 동안 관객은 극장 곳곳을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배우들의 동선을 따라 의자를 돌리고, 또 돌린다.

사회적 거리두기 덕분인지 관객은 이웃 관객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서 마음껏 의자를 돌리며 작품을 즐길 수 있다.

배우들은 때론 눈앞에서 군복을 갈아입기도, 노래와 춤을 선보이기도 한다.

천연덕스럽게 웃고, 눈물을 짜는 배우들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관객은 작품 안에서 함께 극을 만들어가는 제작진 같은 느낌마저 가질 수 있다.

임지민 연출은 이날 언론에 전막 시연을 공개하기에 앞서 "영상으로 대체할 수 없는 극장의 본연을 (관객이) 충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작품의 매력은 파격적인 무대 구성 외에도 박수로 화답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호흡이다.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공연, 주제 형식을 실험적으로 해보자는 의도"라며 "작년 쇼케이스 때 큰 호응을 얻어 정식 공연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은 이날부터 5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