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식음료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배달 특수를 누린 치킨 프랜차이즈는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주류업계는 영업시간 제한조치로 인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테진아’(하이트진로), 와인 매출은 늘어 눈길을 끌었다.
치킨·테진아 웃고, 카스 울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bhc는 지난해 40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14일 공시했다. 전년(3186억원) 대비 25.7% 증가했다. bhc는 2019년 매출 3000억원 문턱을 넘어선 지 1년 만에 4000억원 벽을 돌파했다. 대표 메뉴인 뿌링클 치킨, 신메뉴인 부분육 시리즈가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 1위 업체인 교촌에프앤비도 지난해 4476억원의 매출로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전년(3801억원)보다 17.8% 증가했다.

업계 3위인 BBQ의 운영사 제너시스BBQ는 전년보다 37.2% 늘어난 33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업체들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1조1826억원에 달한다. 시장점유율 60%가량을 차지하는 치킨 3사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주류업계는 실적 부진 속에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식당과 술집 모두 영업시간이 제한된 데다 주류 소비가 많은 유흥업소는 오랜 시간 문을 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맥주 카스를 판매하는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1조3529억원으로 전년(1조5421억원) 대비 12.3% 감소했다. 소주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매출도 2333억원으로 전년보다 20.7% 줄었다.

위스키업체들은 야간 영업제한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위스키업체 골든블루의 지난해 매출은 1270억원으로 전년(1688억원) 대비 24.8% 줄었다. 윈저와 조니워커를 수입해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의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2.6% 급감했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나홀로’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내놓은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이즈백이 큰 인기를 끌면서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2조351억원)보다 10.9% 늘어난 2조2563억원이다. 주류 업체 중 유일하게 웃었다. 와인업계는 ‘홈술’ 확산 혜택을 누렸다. 와인수입업계 1위인 신세계L&B는 지난해 14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1072억원)보다 35.6% 증가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