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000조원 채권 발행…"美 국채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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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에 걸쳐 8060억유로 조달
코로나 부양책 재원으로 활용
"달러 대신 유로로 투자자 유인
유럽 통합·유로화 위상 높일 것"
코로나 부양책 재원으로 활용
"달러 대신 유로로 투자자 유인
유럽 통합·유로화 위상 높일 것"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이후 회원국의 경기 부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8060억유로(약 1082조원) 규모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EU가 이처럼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외신들은 EU 채권이 안전자산으로서 몇 년 안에 미국 국채의 경쟁상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EU 차원의 채권 발행은 유럽 통합과 유로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EU가 미 국채에 대항하기 위해 채권 발행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EU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해 마련한 ‘넥스트제너레이션EU’ 패키지의 후속 절차다. 이 경기 부양 계획은 EU 역사상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문서 초안에 따르면 EU는 오는 6월 ‘넥스트제너레이션EU’의 첫 채권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9월에는 채권과 어음을 매매할 수 있는 첨단기술 플랫폼을 활용해 주거래 은행 등에 판매할 예정이다.
3~30년 만기 채권이나 단기어음을 찍어 향후 5년간 총 8060억유로를 조달한다. 문서 초안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2026년까지 매년 1500억~2000억유로에 달하는 자금 조달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시간표도 담고 있다. 또 8060억유로 가운데 최대 3분의 1에 해당하는 2500억유로가량은 그린본드(환경친화적 프로젝트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로 발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넥스트제너레이션EU 계획을 위한 재원으로 쓰인다.
블룸버그통신은 EU가 채권시장에 처음 진입한다는 의미를 부각시켰다. 또 “EU 채권이 안전자산으로서 수년 안에 미 국채에 대적할 만한 토대를 마련해줄 것”이라며 “유럽 역내 통합을 더욱 부추기고 유로화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U는 지난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 채권(중소기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 채권)을 판매하기도 했다. 당시 170억유로 규모로 발행한 사회적 채권에는 2330억유로에 달하는 수요가 몰렸다. 블룸버그는 “미국 중심의 세계 금융시장에 유럽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며 “이는 달러 대신 유로화로 투자자를 유인하려는 EU의 첫 번째 기습공격”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성공적인 사회적 채권 데뷔를 토대로 이번에 EU는 주간사 은행의 주재 아래 차관단을 안전하게 구성하는 신디케이션 방식뿐만 아니라 사상 처음으로 경매를 통한 채권 발행에도 도전하게 된다.
앞서 EU는 2012년에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재정위기 당시 ‘유로본드’라는 이름으로 채권 발행을 검토했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EU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유럽 최대 경제강국 독일이 강력히 반대해 유로본드 발행은 무산됐다. 당시 유로본드 발행 반대에 앞장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9월 퇴임한다는 점에서 이번 EU 채권 발행이 순조로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독일 내부의 반대 여론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최근 한 시민단체가 넥스트제너레이션EU 기금 조성에 찬성표를 던진 독일 하원의 결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EU가 미 국채에 대항하기 위해 채권 발행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EU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해 마련한 ‘넥스트제너레이션EU’ 패키지의 후속 절차다. 이 경기 부양 계획은 EU 역사상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문서 초안에 따르면 EU는 오는 6월 ‘넥스트제너레이션EU’의 첫 채권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9월에는 채권과 어음을 매매할 수 있는 첨단기술 플랫폼을 활용해 주거래 은행 등에 판매할 예정이다.
3~30년 만기 채권이나 단기어음을 찍어 향후 5년간 총 8060억유로를 조달한다. 문서 초안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2026년까지 매년 1500억~2000억유로에 달하는 자금 조달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시간표도 담고 있다. 또 8060억유로 가운데 최대 3분의 1에 해당하는 2500억유로가량은 그린본드(환경친화적 프로젝트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로 발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넥스트제너레이션EU 계획을 위한 재원으로 쓰인다.
블룸버그통신은 EU가 채권시장에 처음 진입한다는 의미를 부각시켰다. 또 “EU 채권이 안전자산으로서 수년 안에 미 국채에 대적할 만한 토대를 마련해줄 것”이라며 “유럽 역내 통합을 더욱 부추기고 유로화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U는 지난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 채권(중소기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 채권)을 판매하기도 했다. 당시 170억유로 규모로 발행한 사회적 채권에는 2330억유로에 달하는 수요가 몰렸다. 블룸버그는 “미국 중심의 세계 금융시장에 유럽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며 “이는 달러 대신 유로화로 투자자를 유인하려는 EU의 첫 번째 기습공격”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성공적인 사회적 채권 데뷔를 토대로 이번에 EU는 주간사 은행의 주재 아래 차관단을 안전하게 구성하는 신디케이션 방식뿐만 아니라 사상 처음으로 경매를 통한 채권 발행에도 도전하게 된다.
앞서 EU는 2012년에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재정위기 당시 ‘유로본드’라는 이름으로 채권 발행을 검토했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EU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유럽 최대 경제강국 독일이 강력히 반대해 유로본드 발행은 무산됐다. 당시 유로본드 발행 반대에 앞장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9월 퇴임한다는 점에서 이번 EU 채권 발행이 순조로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독일 내부의 반대 여론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최근 한 시민단체가 넥스트제너레이션EU 기금 조성에 찬성표를 던진 독일 하원의 결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