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페루 통화인 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장 초반 1.7% 하락했다.
2017년 12월 이후 최대 장중 낙폭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솔 가치는 중앙은행의 개입 이후 낙폭을 줄였다.
페루 증시 주요 지수도 초반 3%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다.
전날 치러진 대선 결과를 시장이 악재로 받아들인 것이다.
개표가 60%가량 진행된 이번 대선에선 좌파 정당 자유페루의 후보 페드로 카스티요(51)가 16.53%의 득표율로 18명 후보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경제학자 에르난도 데소토가 13.33%,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 게이코 후지모리가 12.96%, 극우 성향 라파엘 로페스 알리아가가 12.81%로 뒤를 잇고 있다.
이중 상위 2명의 후보가 오는 6월 6일 결선 투표에서 맞붙게 된다.
카스티요는 전날 투표 종료 후 공개된 출구조사와 이후 여론조사기관의 신속개표 결과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교사이자 노동조합 지도자인 카스티요는 대선 전 유력 후보로 꼽히던 인물은 아니었다.
대선 일주일 전 여론조사들에선 5명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사실상 동률이었는데, 그 5명 중에 카스티요는 없었다.
그러나 카스티요는 농촌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막판에 지지자들을 끌어모았다.
정치인들의 잇단 부패 스캔들 속에 커질대로 커진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카스티요가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스티요의 예상치 못한 부상은 시장에 불안감을 안겼다.
JP모건은 이날 보고서에서 "일주일 전만 해도 지지율 5%를 밑돌던 극좌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승리하는 시나리오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카스티요의 정당 자유페루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와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등 사회주의 지도자들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카스티요는 대선 기간 주요 부문의 국유화와 교육예산 확충, 개헌 등을 약속했다.
주피터자산운용의 알레한드로 아레발도는 로이터에 "카스티요는 국유화와 정부의 경제 장악을 이야기하고 쿠바, 에콰도르, 베네수엘라의 정권이나 혁명을 지지한다"며 "이는 시장에 상당한 변동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