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외화채권을 발행한다. 새 먹거리로 적극 육성 중인 친환경 에너지사업 투자 실탄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유상증자로 1조원 이상을 손에 쥔 데 이어 또 한 번 미래사업 투자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한화솔루션, 첫 외화채권 발행…그린 에너지 신사업 '실탄 장전'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르면 이달 말 홍콩 채권시장에서 10억위안(약 1700억원) 규모 딤섬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검토 중이지만 현재로선 3년이 유력하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해외 기관투자가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화솔루션이 발행 예정인 채권에 AA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아시아개발은행 산하 신용보증기구인 CGIF의 지급보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곧 투자자 모집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딤섬본드는 외국 기업이 홍콩시장에서 위안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딤섬본드를 조달 목적이 친환경 관련 투자로 제한된 그린본드 형태로 발행하기로 했다. 채권을 발행해 확보한 자금은 현재 투자가 한창인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투입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태양광과 그린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에는 1조34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했다. 신주 발행으로 손에 쥔 자금은 모두 태양광발전 기술·제품 개발, 수소 생산·저장·유통 설비 구축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올초엔 수소 운송보관용 고압탱크 제조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시마론 인수에 뛰어드는 등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한화솔루션은 적극적인 신기술 개발과 M&A를 통해 2025년까지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대형 에너지 업체여서 여러 해외 기관투자가가 한화솔루션 그린본드 투자에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주력인 석유화학사업에서 꾸준히 현금을 벌어들이는 가운데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또 다른 수익원으로 키워내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가 위축된 상황임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5.0% 많은 92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사업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에 주가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2일 한화솔루션 주가는 4만8450원으로 지난 1년간 257.5% 뛰었다. 지난 1~2월 대규모 신주 발행 확대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 우려 등으로 다소 조정을 받았지만 지난달 중반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서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국내 12개 증권사가 한화솔루션의 목표주가를 6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이 미래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초기 투자에 상당한 금액이 필요한 영역임을 고려하면 당분간 자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투자 실탄을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이현일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