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보재 이상설 생가에서 길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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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보재 이상설 생가에서 길을 생각한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025376.1.jpg)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 했던가. 산 높고 천이 많으니 들판이 평야지대이다. 스러져가는 조국을 위해 헤이그 특사로서 만국회의에 열정을 다 바친다. 돌아올 수 없는 땅, 돌아오기 위해 머나먼 길을 떠난다. 진천에서 한양으로, 한양에서 용정으로 그리고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정처 없이 길을 걷는다. 밝게 빛나는 한인 마을을 세우고, 끝없는 교육을 위해 서전서숙을 만든다.
![[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보재 이상설 생가에서 길을 생각한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025377.1.jpg)
“나라를 잃어 나라를 울고, 집을 떠나 집을 울고, 이제 몸 둘 곳 조차 없으니 몸을 우노라” 보재 이상설 선생이 생의 마지막에 읊은 시(詩)다.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에서 하바로브스키까지 독립운동을 하며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다. 망명 후 10여 년 만에 가족들과 짧은 재회를 한 후 47세 청춘의 나이에 이국땅에서 외롭게 잠든다. 100여 년 전 우리의 슬픈 역사가 흐른다.
한겨울 소한(小寒) 추위가 다가온다. 1년 중 강한 추운 23번째 절기이다. 살을 에는 바람에도 보재 이상설 생가에 햇빛이 계속 머문다. 탱자나무로 둘러싼 울타리에도 대한(大寒)이 지나면 꽃망울이 필 것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이상설 선생이 꿈꾸는 봄날도 곧 올 것이다. 2019년은 삼일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보재 이상설 생가에서 길을 생각한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025378.1.jpg)
돌아오기 위해 떠나야 했던 길처럼, 그 길 위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길이 끝나는 곳에는 새로운 길이 있다. 산과 산이 이어지듯, 천과 천은 만난다. 길 위에서 길을 찾듯이 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야 할 시간이다. 길 따라 강 따라 걸었던 진천 옛길에서 100여 년 전 시간여행을 한다.
그날의 함성을 담아 길을 걷고, 나의 길을 찾아 나선다.
<최철호/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초빙교수,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