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인생 길은 걸으면서 만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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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인생 길은 걸으면서 만들어 진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025368.1.jpg)
낙타산 정상에 서면 인왕산이 마주 보인다. 세 개의 봉우리가 편안하게 모여 있다. 빽빽한 숲과 숲 사이 화강암 덩어리가 희끗희끗한 자기 색을 살포시 드러낸다. 아마 겸재 정선이 이곳에 올라 그림을 구상 했을 듯하다. 그는 인왕산 너머 서해를 향하는 석양도 그렸다. 인왕산과 백악산 그리고 목멱산이 한 뼘이다. 뉘엿뉘엿 해가 지면 ‘인왕석양’을 볼 수 있다. 서쪽 산은 석양에 물들어 간다. 낙타산 정상은 석양루가 제격이다. 4계절 24절기 언제나 아름다운 산으로 변한다.
![[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인생 길은 걸으면서 만들어 진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025369.1.jpg)
서울 도심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산이 낙타산이다. 뿐만 아니라 가장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성곽이 낙타산 성곽길이다. 청계천 수문에서 걸어가면 몇 발자국이다. 흥인지문에서 걸어서 1분이다. 오르면 별유천지가 그 스펙트럼을 드러낸다. 가장 높은 고갯길의 혜화문과 가장 낮은 평지의 흥인지문을 성벽과 성문으로 이었다. 성안과 성밖을 볼 수 있는 공간이라 일석이조다.
![[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인생 길은 걸으면서 만들어 진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025370.1.jpg)
![[최철호의 길 위에서 찾多!] 인생 길은 걸으면서 만들어 진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Q.26025371.1.jpg)
비록 낮지만 서울 안 궁과 궐, 종묘와 사직단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봄보다 가을 풍광이 뛰어나다. 해 뜨는 아침보다 해 지는 저녁이 절경이다. 가을의 단풍도 아름답지만 눈 쌓인 성벽도 멋지다. 성벽에 걸터앉아 바라보는 도성 안과 도성 밖은 참 고요하다. 강추위에 살이 에인다. 가을이 으뜸인 낙타산, 겨울에 오르니 새로운 시작을 다시 알린다.
가장 낮은 산 낙타산에서 가장 높은 산을 보며 오늘도 길 위에게 내 인생을 묻고 찾는다. 인생길은 걸으면서 만들어 진다.
<최철호/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초빙교수,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