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할 당시만 해도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었는데, 구의원과 공직자와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 해결 아이디어를 낸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12일 소재섭 광주 북구의원 등에 따르면 해당 지역 송전탑이 이슈가 된 것은 2018년 신축 아파트 공사장 인근 고압 송전선의 지중화를 요구하는 지역민의 민원이 제기되면서다.
A 아파트는 건설 예정 용지 위로 지나는 송전탑을 땅속으로 묻는 지중화 조건으로 광주시로부터 주택건설 사업계획을 받아 공사를 시작했지만, 착공 뒤 인접한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조망권 침해와 전자파 우려 등을 주장하며 송전선 지중화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변 아파트 주민들은 A 아파트 부지 밑에서 끝나는 지중화 송전선을 그대로 인근 산 정상까지 땅 밑으로 연장할 것을 주장했지만, 추가 비용 발생과 함께 중외 근린공원의 훼손이 문제가 됐다.
소재섭 의원은 지역구 내 송전탑 지중화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살려 본인의 지역구가 아님에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민원 제기에 나섰다.
당시 최상호 광주시 주택건축계장(현 광주 북구 도시관리국장)은 해결의 방도가 쉽사리 보이지 않던 민원 제기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쉬는 날에도 집 주변인 중외공원 일대를 돌아다니고, 서류를 뒤지며 방도를 찾아 나섰다.
최 국장은 그러던 중 다른 아파트 건설 당시 송전탑 지중화 문제를 해결했더라면 이 문제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겠다는 행정의 미흡한 판단이 눈에 보여 아쉬워했다.
그는 아쉬움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결방안 모색에 나섰다.
그렇게 최 국장과 소 의원은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 송전탑 지중화 비용 해결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다.
아이디어의 핵심은 당시 추진 중이던 중외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 사업자 선정 시 지중화 비용 일부를 사업자가 예치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소 의원과 최 국장은 이 아이디어를 정리해 이용섭 광주시장을 면담했고, 이 시장이 흔쾌히 해결 방안을 받아들여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
결국 중외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사업자는 132억원을 부담하고, 광주시와 한전이 47억원씩 부담하기로 해 사업비 문제가 해결됐다.
소 의원은 "송전탑으로부터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고 무엇보다 지난 8년간 주민들과 함께 송전탑 없는 안전한 동네 만들기 운동을 펼쳐 온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광주시에서 인사발령 나 광주 북구 도시국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지역 내 민원을 주민과 힘을 모아 해결하게 돼 기쁘다"며 "행정이 조금만 더 세심하게 신경 쓴다면 이러한 주민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직 생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외공원 일대를 지나는 가공 송전선로 철탑 10기를 철거해 지하로 이설하는 이번 사업은 내년 말 동시에 준공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