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자금 해결 방안 논의…韓, 미국·영국 등 관련국 설득 나설 듯
'핵합의 복원' 대비 '韓-이란 경제협력점검협의체' 설치 합의
정총리 "이란핵합의 복원 지원"…이란부통령 "동결자금 해결"(종합)
이란을 방문 중인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현지시간)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과 회담하고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협상 복원 및 한국에 동결된 이란자금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정 총리와 자한기리 부통령은 약 1시간 30분간 대화를 나눈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회담 내용을 소개했다.

정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합의와 관련해 당사국 간 건설적 대화가 진전되는 것을 측면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 총리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인해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 달러(7조7천억원) 문제에 대해서도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관련국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이란 핵합의 복원을 지원함으로써 한국 내 이란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구상과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동안 이란은 한국 측에 자금 동결을 풀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 문제는 이란이 국내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를 억류한 배경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정 총리의 이번 방문도 동결자금을 둘러싼 이란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관계를 복원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아래 전격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한기리 부통령 역시 회담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메시지를 집중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국제적 적법성이 결여된 미국의 불법 제재에 한국이 동참하면서 양국 관계가 침체에 빠졌고, 이란인 사이에서 한국의 이미지도 손상됐다"며 최대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보도했다.

나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한국이 자금을 동결해 의료장비, 약품, 생활필수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자한기리 부통령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미국의 제재와 관계없이 추진할 수 있는 인도적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제약사 간 백신개발 협력 강화, 의약품·의료기기 교역 확대, 학술교류 및 의료 분야 인적 교류 재추진 등의 방안을 이란에 제안했다.

또한 양국은 이란 핵합의 복원 시 바로 경제협력에 나설 수 있도록 '경제협력 점검협의체'를 설치해 협력 대상 사업을 미리 발굴·준비하기로 했다고 정 총리가 전했다.

한편 정 총리는 한국케미호 억류 사건에 대해선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재발방지를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