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단 "커리어와 그냥 자신으로 살아가려는 사이서 고충 겪는 여성 표현" 심사위원 특별언급 작품은 폴란드 단편 영화 '동굴 속으로'
2∼11일 울산시 울주군에서 열린 국내 유일 국제 산악영화제인 제6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www.umff.kr)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은 한국 영화가 차지해 관심을 받았다.
올해 총 7개 경쟁 부문 수상작 중 유일한 한국 작품이다.
국제경쟁 부문 진출작 중 유일한 한국 영화이기도 한 김혜미 감독의 '클라이밍'이다.
'클라이밍'은 2020년 제작된 78분짜리 애니메이션 영화다.
프로 클라이밍 선수 세현은 세계 대회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프로 클라이머로서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아이에게서 벗어나려 애쓰지만 아이는 결코 엄마를 놓아주지 않는다.
김혜미 감독은 영화 소개 글에서 "갑작스러운 임신이 여성에게 주는 불안감을 공포스럽게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대학교에서 미술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클라이밍'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 과정 작품이자 장편 데뷔작이라고 한다.
심사위원단은 "용기와 두려움이 가득한 긍정적인 방식으로 전개되는 등반을 다룬 대다수의 이야기와 달리 이 독특한 애니메이션 필름 누아르 작품은 클라이밍을 임신과 연관 지어 창의적으로 풀어나간다"며 "높은 긴장감, 풍부한 여러 개의 층, 기억에 남는 이미지 등은 커리어와 그냥 자신으로 살아가려는 것 사이에서 고충을 겪는 여성을 훌륭하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 특별언급 작품도 주목된다.
매우 짧지만, 몰입감 있는 이미지와 뜻밖의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을 매우 유쾌한 광경으로 담은 마르친 폴라르 감독의 '동굴 속으로'이다.
이 영화는 2019년 제작한 15분짜리 폴란드 단편 다큐멘터리다.
어느 발견이 한 남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내 그를 기이하고 집착적으로 몰아간다.
카메라는 남자가 지금까지 인류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을 탐험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인간의 연약함에 저항한다.
감독 마르친 폴라르는 이 영화에 대해 "연출가의 개인적 경험이 담긴 영화야말로 최고의 영화라는 말이 있다"며 "동굴 탐험은 영화 연출만큼이나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쳤고, '동굴 속으로'는 그런 이야기 중 하나다"고 소개했다.
연출가 겸 촬영 감독이자 사진가인 마르친 폴라르 감독은 산악, 항공, 수중 등 다양한 극한 환경에서의 촬영 경험이 있다.
그의 최근 연출작 '동굴 속으로'는 선댄스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서 처음 상영됐다.
심사위원단은 "모험이란 늘 미지의 미래를 두려움 없이 탐험하는 것을 뜻한다"며 "매우 짧은 이 단편영화는 대서사시 같은 여정을 담고 있다.